분양 후 10억 뛴 '신반포자이', 거래없이 호가만 '高高'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8.08.13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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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크]반포한양 재건축 한 '신반포자이', 84㎡ 호가만 25억…매도-매수자 눈치싸움

편집자주 다른 동네 집값은 다 오르는데 왜 우리 집만 그대로일까. 집은 편안한 안식처이자 '재테크' 수단이기도 하다. 생활하기 편하고 향후 가치가 상승할 곳에 장만하는게 좋다. 개별 아파트 단지의 특성과 연혁을 파악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재택(宅)크'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요 아파트 단지를 분석해 '똘똘한 한 채' 투자 전략을 도울 것이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 아파트 전경. /사진=김사무엘 기자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 아파트 전경. /사진=김사무엘 기자


"호가는 높은데 실제 거래된 건 아직 없네요."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일대 공인중개소 몇 곳을 돌아보자 나온 공통된 답변이다. 지난달 완공돼 입주를 시작한 '신반포자이' 얘기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현재 신반포자이는 59㎡(이하 전용면적)가 19억1500만원, 84㎡가 24억~25억원이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소 바깥에 붙어있는 시세표 역시 비슷하다. 3.3㎡당 가격은 무려 7000여만원에 달한다.



2016년 1월 분양가가 59㎡ 10억~11억5890만원, 84㎡ 13억6000만~15억2320만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아파트를 짓고 있던 2년여 동안 8억~10억원이 뛰었다.

하지만 짧은 기간 급격히 오른 가격 탓인지 아직 실제로 거래된 사례는 없다는게 지역 공인중개소들의 공통된 얘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도 신반포자이의 거래 건은 없다.



호가는 높지만 실거래는 없으니, 시장의 눈치 싸움도 치열하다.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지금 가격이 적정한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잠원동의 H공인중개소는 "집주인은 최근 서울의 집값 상승 분위기와 인근시세를 고려해 더 올려받으려 하고, 매수 희망자는 꾸준히 관심을 보이면서도 과도한 호가에 주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파는 쪽은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을 예상해 여유로운 상황이다. 실제 올 3분기 잠원동 아파트 시세는 3.3㎡당 5122만원으로 지난해 3분기(3.3㎡당 4112만원)보다 24.6% 상승했다. 인근 신축 아파트인 '아크로리버파크'의 84㎡가 25억~27억원 선에 거래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신반포자이도 더 오를 것으로 소유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반면 사는 쪽은 향후 금리 인상이나 정부의 추가규제 가능성 때문에 접근이 쉽지 않다. 무엇보다 분양 당시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던 단지라 현재 호가는 매수자들을 더 당황스럽게 한다.

반포한양을 재건축한 신반포자이는 2016년 1월 분양가가 3.3㎡당 4290만원으로 역대 서울 분양가 2위, 강남권에서는 1위였다. 당시 서초구의 아파트 평균매매가가 3.3㎡당 3400만원 정도였고 부동산 시장도 다소 얼어붙은 상황이어서 분양가가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청약 결과 최고 107.5대 1, 평균 37.8대 1의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고, 이후 2년 간 서울의 부동산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호가는 현재 가격까지 이르게 됐다.

아직 실거래는 없지만 호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부동산중개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고속터미널역(3·7·9호선), 잠원역(3호선), 반포역(7호선)을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이다. 학군, 쇼핑센터, 한강공원 등 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투자자뿐 아니라 실거주자들의 선호도도 높다.

잠원동 S공인중개소 관계저는 "1가구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가 적용되는 2020년 8월까지 기다리는 매도자들이 있어 지금은 거래가 뜸하다"며 "그래도 투자 문의는 꾸준히 이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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