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지난 6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혁신성장을 위한 삼성 현장 소통 간담회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스1
총 투자액 180조원은 올 2분기 말 기준 보유현금(현금 및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등) 86조원의 2배에 달하는 액수다. 사실상 그동안 쌓인 잉여금을 모조리 쏟아붓겠다는 얘기다. 180조원 중 130조원을 국내에 투자하기로 했다.
AI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월 석방된 뒤 수차례 해외출장에 나서면서 가장 공을 들인 분야다. 지난 5월 한국 AI센터를 허브로 미국 실리콘밸리와 뉴욕, 영국 케임브리지, 러시아 모스크바, 캐나다 토론토 등 글로벌 연구거점을 세우면서 2020년까지 관련 연구인력을 1000명 이상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도 이런 연장선에서 나왔다.
5G는 자율주행, IoT(사물인터넷), 로봇, 스마트시티 등 신사업 분야의 혈관으로 비유되는 기술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5G가 상용화될 경우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가 2025년 이후 연간 최소 30조원 이상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는 올 하반기 미국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서 사상 처음으로 5G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의 통신장비 협력사로 관련사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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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반도체 호황을 발판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도체 부문에서도 4차 산업혁명 관련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평택 등 국내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라인이 들어선 평택공장 제2 생산라인 건설에만 30조원가량이 투입될 전망이다.
반도체 경기 고점 논란이 지속되고 있지만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구축을 위한 서버용 제품과 고용량 스마트폰용 칩 수요를 바탕으로 견조한 수급 여건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삼성전자의 판단이다. AI, 빅데이터, IoT 등 4차 산업혁명 수요 전망도 긍정적이다.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에는 "삼성만이 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가치창출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실렸다는 평가다.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뒤 사실상 처음 나온 종합 패키지 전략이라는 점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 리더십이 윤곽을 드러냈다는 얘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