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2조 리츠, 국내최대 M&A 성공투자 전초전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8.08.0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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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홈플러스 리츠 인가 여부 이달 결정할 듯…"공모 성공할 경우 국내 M&A 시장 최대 딜 우려 희석될 것"

홈플러스가 자산 유동화 차원에서 진행 중인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 성공 여부가 국내 최대 규모 M&A(인수합병)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 또 국내에서 처음 등장하는 조단위 규모 리츠라는 점에서 공모시장에 끼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신청한 리츠 펀드 및 자산관리회사(AMC) 설립 인가에 대한 국토교통부 결정이 이달 안에 나올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인가를 받을 경우 9월 중 리츠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공모절차를 연내에 마칠 계획이다.



홈플러스 2조 리츠, 국내최대 M&A 성공투자 전초전


홈플러스는 전국에 있는 약 40개 매장을 새로 설립하는 리츠에 매각하고, 매각한 매장을 리츠로부터 임대해 운영할 방침이다. 리츠를 상장하는 과정에서 홈플러스는 지분 20%를 남겨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나머지 80% 지분은 구주매출로 공모하는 구조다. 홈플러스 매장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통한 배당 매력을 투자포인트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리츠가 주목받는 이유는 국내 투자시장 최대 규모 M&A의 향방을 점칠 수 있는 전초전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PEF(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2015년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했는데, 당시 고가 매입 논란이 불거졌다. 대형마트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7조원 이상 투자한 홈플러스를 재매각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홈플러스 리츠는 2조원 안팎의 밸류에이션으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40개 매장 가치를 2조원 수준으로 인정받는다면 인수금액 7조2000억원에 대한 당위성을 어느 정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홈플러스는 리츠에 매각 예정인 40개 매장 외에 추가로 40개 매장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62개 매장 중에서도 일부 지분을 보유한 곳이 있다. M&A 당시 일각에선 홈플러스의 부동산 자산 가치만 6조원에 달할 것이란 평가도 있었다.


홈플러스는 리츠 공모 과정에서 구주매출로 조달한 자금을 인수 당시 일으킨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인수 때 금융권 등으로부터 4조3000억원을 빌렸는데, 아직 2조7000억원 수준의 차입금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홈플러스 리츠가 성공할 경우 차입금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자 비용이 줄어 수익성 개선 효과도 볼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내에서 처음 등장한 조단위 규모 리츠의 성공 여부다. 국내 투자시장에서 리츠는 각광받는 투자대상이 아니다. 지난 6월 상장한 이리츠코크렙 (4,615원 ▼55 -1.18%)의 경우 공모 과정에서 투자 수요를 끌어내는 데 실패했고, 일부 주관사는 실권주 인수 부담을 떠안았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리츠 공모 물량의 절반 이상을 리츠 투자에 국내보다 우호적인 해외 기관투자자에 매각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골드만삭스 등을 통해 투자 수요 파악에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 매장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배당 수익 외에 추가적인 투자 및 운용 전략을 통한 성장 가능성을 강조할 방침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리츠는 MBK파트너스가 인수할 때부터 기업가치 상승 전략의 일환으로 계획된 것"이라며 "대형마트 산업이 레드오션으로 변해가는 가운데 홈플러스의 조단위 규모 리츠 공모가 성공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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