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은 조정위가 지난 17일 내놓은 '강제성 있는 중재' 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정위는 오는 24일 삼성전자와 반올림, 조정위 제3자 대표간 2차 조정 재개와 중재 방식 합의 서명식을 갖고 8~9월 두달 동안 중재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르면 9월 말 최종중재안을 발표하고 10월 피해자 보상을 완료하게 된다.
조정위는 2014년 10월 삼성전자와 반올림, 가족대책위원회의 합의로 활동을 시작해 2015년 7월 조정권고안을 냈지만 권고안이 말 그대로 권고 수준에 그치면서 그 뒤로도 3년 가까이 교착 상태가 지속됐다.
조정위가 지난 17일 최후 통첩으로 '강제중재' 방식을 제안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활동을 공식 종료하겠다고 강수를 두면서 삼성전자도 주말까지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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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안팎에선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을 두고 지난 2월 초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재용 부회장이 신뢰 회복 방안의 하나로 결단을 내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의학적이나 기술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안이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오랜 난제를 사회적 합의로 풀겠다는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근로자의 백혈병 분쟁은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근무하던 황유미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백혈병 등의 질환을 반도체 제조와 관련된 직업병으로 볼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붙었고 이듬해 3월 시민단체 반올림이 발족했다.
2015년 7월 조정위의 권고안이 조정 과정에서 무산되자 삼성전자는 같은 해 9월 자체 보상안을 발표하고 신청자를 상대로 보상을 시작했지만 반올림과 일부 피해자가 반발,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이날까지 1020일째 천막농성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