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증시에 퇴직연금 수익률도 '흔들'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2018.07.1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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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평균 2.54%에 못미쳐, 하나금융투자 1.81%로 선방…원리금보장형-실적배당형 비중따라 성적표 갈려

출렁이는 증시에 퇴직연금 수익률도 '흔들'


증권업계 상반기 퇴직연금 운용 성적표가 지난해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에 주식시장이 하락하면서 원리금 비보장상품인 실적배당형 운용 수익이 떨어진 결과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7,630원 ▲200 +2.69%) 등 국내 증권사 12곳의 6월말 기준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의 직전 1년 수익률은 최저 -1.06%에서 최고 1.81%로 집계됐다. 지난해 금융투자업권의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 2.54%보다 크게 못 미치는 중간 성적표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하나금융투자가 1.81%로 가장 좋은 수익률을 냈다. 현대차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이 각각 1.42%, 1.34% 수익률을 기록, 중소형사의 선방이 돋보였다.

반면 초대형IB(투자은행) 5곳의 성적표는 1% 안팎의 수익률을 거두는데 그쳤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이 각각 직전 1년 수익률 1.03%, 1%를 기록하며 간신히 1%대를 맞췄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1%를 밑도는 수익률을 올렸다.



KB증권은 1.25% 수익률을 내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사 가운데 가장 좋은 성과를 거뒀다. 신영증권은 -1.06% 수익률로 증권사 12곳 중 유일하게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증권업계 퇴직연금 수익률 저하는 상반기 미·중 무역분쟁과 한·미 금리역전 등으로 코스피·코스닥 양대 주식시장이 후퇴한 데 따른 현상이다. 주가 하락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실적배당형 상품 운용에서 손실이 발생하거나 수익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증권사 간 수익률 역시 원리금 보장형과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에 따라 명암이 갈렸다. 1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신영증권은 올해 2분기 원리금 보장형에 77억원, 실적 배당형에 511억원이 유입됐다. 원금보장형보다 6배 넘게 돈이 몰린 것이다. 이런 가운데 실적배당형 수익률이 -1.23%에 머물면서 전체 퇴직연금 운용 손실로 이어졌다.


수익률이 1%에 미치지 못한 삼성증권 (38,000원 ▲500 +1.33%)과 한국투자증권 역시 실적배당형 퇴직연금 운용에서 손실을 입었다. 삼성증권은 2분기 유입자금의 59.3%, 한국투자증권은 49.6%가 실적 배당형에 분포돼 부진의 원인이 됐다.

1% 이상 수익률을 기록한 증권사는 원리금 보장형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투자증권은 원리금 보장형 유입자금이 실적배당형 대비 4배 이상으로 집계됐고, 하이투자증권 역시 실적 배당형보다 2배 넘는 원리금 보장형 상품 쏠림 현상이 나왔다.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하나금융투자 역시 원리금 보장형 비중이 2분기 유입자금의 65.4%에 달했다. 다만 하나금융투자는 실적배당형 운용수익률이 원리금 보장형 1.75%보다 높은 1.92%를 기록, 수익률 선방에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주식시장 조정 국면으로 타 업권보다 실적 배당형 비중이 높은 증권업계의 수익률이 떨어졌다"며 "하지만 퇴직연금의 장기적 성과를 위해선 주식 비중을 높인 실적 배당형으로 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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