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관세로 공급망 혼돈 왔다"…美 제조업체들 원성
베이지북에 따르면 메릴랜드의 한 캔 제조업체는 "관세에 따른 비용인상 탓에 품질을 맞추기 어려워 외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필라델피아 인근 기계제조업체도 "철강 관세로 공급망에 혼돈이 왔다"며 "가격 인상으로 계획된 주문이 차질을 빚게 됐다"고 지적했다.
알코아는 미 정부가 수입산 알루미늄에 부과한 관세로 지난 분기 1500만달러의 타격을 입었으며, 앞으로도 매월 최대 1400만달러를 더 부담할 것이라 추산했다. 캐나다에서 운영 중인 3곳의 제련소에서 만들어진 알루미늄을 미국으로 들여오면서 높은 관세를 물어야하기 때문이다.
관세는 알루미늄 제련뿐 아니라 항공기 제품 등을 만드는 알코아에게 '양날의 검'으로 여겨졌는데 결국 '득보다 실'로 드러난 것이다. 미국 내 알루미늄 가격상승으로 2분기 매출액은 예상을 웃돌았지만,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5% 넘게 떨어지며 시장도 '실'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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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알루미늄 관세는 월풀 등 미 가전업체의 주가하락으로도 이어졌다.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비용부담 때문이다. 올해 2분기 미국 세탁기 가격이 20% 뛰며 소비자들의 부담 역시 가중됐다.
◇수입차 관세 부과 현실화할까…車업계·정치권 "미 경제에 독" 반발
중국과 유럽연합(EU) 등의 보복관세는 미국 산업계를 더 혼돈에 빠트리고 있다. 중국이 지난 6일 미 농산물 등에 부과한 보복관세는 이미 여파가 가시화했다. 미 농무부는 내년 중국의 대두 수입 감소로 미 대두 수출이 11% 줄 것이라 전망했다.
여기에 캐나다가 1일 철강·알루미늄, 소비재 등 16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했고, 19일부터는 유럽연합(EU)이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잠정조치를 발동하면서 파장은 확산일로다.
그럼에도 미 정부가 '확전'을 강행하자 업계의 원성도 높아졌다. 미 정부는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거, 수입차·부품에 20~25%의 관세부과를 검토 중이다. 미국의 연 자동차·자동차 부품 수입액은 약 3590억달러로, 현실화한다면 트럼프 정부 관세 부과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제너럴모터스(GM) 등을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 업계 단체 자동차제조업연맹(AAM)은 19일 미 상무부의 수입차·부품 관세 부과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준비한 발언에서 "자동차 관세인상이 미국 가정, 노동자, 미 경제에 해를 입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의회의 반발도 거세졌다. 149명의 초당파 하원의원 연합도 같은 날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은 국가안보에 위협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관세부과 시) 미국의 경제가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자제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