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만든 영화 '아수라' 흥행참패…역대 최대 제작비 무색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8.07.1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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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최초, 제작비 1억弗 돌파…수익은 고작 82억원
편집후 재개봉 추진…투자사 피해 불가피

중국 영화 아수라 공식 포스터. /사진=바이두중국 영화 아수라 공식 포스터. /사진=바이두


중국 영화 역사상 최대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 영화가 흥행 부진으로 개봉 단 이틀 만에 상영이 중단됐다. 제작사가 편집 후 재개봉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막대한 제작비를 쏟아부은 투자사는 큰 피해를 보게 됐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판 블록버스터 '아수라(Asura)'는 지난 15일 오후 10시 모든 극장에서 상영이 중단됐다. 개봉한 지 불과 이틀만이었다. 1억1300만달러(약 127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지만, 첫 주말 수익이 730만달러(82억원)에 그치자 제작사가 어쩔 수 없이 추가 상영을 막은 것이다.



중국 최대 IT(정보통신) 기업 알리바바그룹의 영화 자회사인 알리바바픽처스 등이 투자한 아수라는 원래 중국이 미국 할리우드를 앞설 수 있는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중국 최초로 1억달러 이상의 제작비를 사용했으며, 오뢰 양가휘 유가령 등 톱스타들이 대거 합류했다.

하지만 막상 개봉하자 부실한 스토리와 어색한 전개 등에 대한 혹평이 이어졌고, 관객도 철저히 외면했다. 중국 영화산업 컨설팅업체 ABD엔터테인먼트의 레이밍 대표는 아수라의 참패 이유에 대해 "이야기보다 시각효과에만 신경을 썼고, 서양과 동양의 요소를 섞어 관객을 혼란스럽게 했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겉치장에만 신경 쓴 형편없는 영화라는 것이다.



개봉 직전 중국 영화판을 흔든 유명 배우들의 세금 회피 논란도 흥행에 악영향을 줬다. 중국에서는 최근 판빙빙 등 정상급 배우들이 이중계약서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거액의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이에 중국 국가세무총국이 최근 영화업계 종사자에 대한 소득 및 세금 신고 감독 강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중국 유명 영화감독인 위엔저는 FT에 "아수라는 개봉 전부터 이미 비판을 받아왔다"면서 "유명 배우 세금 문제 등 중국 영화계를 둘러싼 각종 추문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전했다.

지난해 공수도라는 중국 영화에 출연한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오른쪽 넷째). /사진=바이두지난해 공수도라는 중국 영화에 출연한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오른쪽 넷째). /사진=바이두
야심차게 추진한 아수라의 흥행참패로 지난해 17억9000만위안(약 3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알리바바픽처스는 당분간 실적개선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지난해 직접 '공수도(攻守道)'라는 영화에 출연할 정도로 영화 산업에 관심이 많으며, 2014년 말 차이나비전미디어라는 영화사를 인수해 알리바바픽처스를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와 알리페이 사용자를 위한 온라인 투자펀드 위에바오(Yu'e Bao) 등을 성공적으로 이끈 판루웬을 알리바바픽처스 최고경영자로 임명하는 등 엄청난 지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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