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인 1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삼계탕 전문점을 찾은 시민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사진제공= 뉴스1
서울이 34도, 대구가 37도까지 치솟는 등 전국의 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웃돈 17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는 보양식을 먹으려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복날을 맞아 기운을 북돋을 음식을 찾는 것. 서울 시내 보양식 전문 식당들은 점심시간이 되자 식당에 들어가기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선 직장인들로 붐볐다.
초복인 17일 오후, 점심시간이 지났지만 삼계탕 전문 식당이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사진= 유승목 기자
하지만 더위를 식혀주는 복날 보양식 중 사철탕, 혹은 보신탕으로 불리는 개고기 요리에 대한 논쟁은 초복인 이날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날 식용 개농장의 비위생적 사육환경과 업자들의 학대, 도살 등 비인도적 행위를 근거로 '개 식용 반대'를 외치는 집회가 서울 곳곳에서 열렸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이날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퍼스트도그' 토리의 인형과 함께 '아임 낫 푸드, 먹지 말고 안아 주세요' 전시를 열어 개식용종식과 유기견입양독려를 촉구했다. 학대를 받아 구조됐으나 검은색 잡종견이라는 이유로 입양이 되지 않던 토리는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입양된 견공이다. 이날 전시에는 문 대통령의 딸인 다혜씨가 토리와 함께 참석했고 쇼트트랙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심석희·김아랑 선수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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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 등장한 청와대 퍼스트 도그 '토리'가 토리 인형 주위에서 뛰어 놀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들은 성명을 통해 "개식용은 취향의 문제가 아닌 당위의 문제로 인간사회에 팽배한 종차별주의를 극복하고 비인간 동물도 고통받지 않을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며 "개도살 금지는 동물해방운동의 첫걸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모순된 법과 정책으로 희생된 개들의 죽음을 마주할 것 △개도살 금지를 향한 사회적 합의 등 외치며 정부의 개식용·개도살 금지를 촉구했다.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동물권 단체 동물해방물결, 동물을 위한 마지막 희망(LCA) 소속 회원들이 '2018 황금개의 해 복날추모행동' 집회를 열고 추모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사진= 유승목 기자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동물권 단체 동물해방물결, 동물을 위한 마지막 희망(LCA) 소속 회원들이 '2018 황금개의 해 복날추모행동' 집회를 열고 추모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사진= 유승목 기자
실제 지난 5월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개고기 인식과 취식 행태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개 식용을 반대한다는 의견은 46%로 찬성 의견(18.5%)을 압도할 만큼 개식용 종식을 바라는 의견이 많아지는 추세다.
반면 개식용 종식을 외치는 목소리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있었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개고기 합법화'를 주장한 대한육견협회 측은 "전통적인 식문화를 인위적으로 제재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직장인 조모씨(28)는 "개인적으로 개고기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인간과 친하다는 개의 특수성을 이유로 반대하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며 "비인도적인 환경과 학대가 문제라면 정부가 나서서 이를 개선하고 법적으로 해당 산업을 양성화하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