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장관 "산업용 경부하 요금, 연내 조정 없다"

머니투데이 세종=정혜윤 기자 2018.07.1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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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 전기료 영향 면밀히 분석… 올 수출액 6000억弗 목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6일 "산업용 경부하 전기요금에 대한 업계 우려를 충분히 반영해 (조정)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왜곡된 전력 소비 구조를 고쳐나가되 업계 피해 최소화를 위해 연내 조정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백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업용 경부하 요금에 대한 업계 우려를 충분히 듣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백 장관은 특히 당초 연말까지 하겠다고 발표했던 경부하 요금 인상 일정에 대해 "연내에 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경부하요금은 오후 11시에서 오전 9시 사이 심야시간대 적용되는 상대적으로 값싼 요금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산업용 전기 사용량의 절반 가량이 경부하 시간대로 몰렸다. 정부는 이 같은 왜곡된 전력 소비 구조를 고치기 위해 지난해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올해 하반기 산업용 경부하 요금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업종별 전기요금이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업종별 요금제 개편 효과가 다 다른 만큼 업계 특성을 감안해 요금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전기요금 문제는 철강 업체들이 세계무역기구(WTO) 통상규범상 국가 보조금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통상 마찰 소지도 있다"며 "이에 의거해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간 미국 철강업계는 한국 철강업계가 낮은 전기요금으로 정부 보조금을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정부는 산업 측면과 에너지 측면이 같이 묶여 있는 만큼 업계 에너지 효율화 방안도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백 장관은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여력 있는 기업들이 있다"며 "대기업과 협업해 중소기업의 제조라인을 진단하고, 스마트 팩토리 전환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과 관련해선 "참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는 "저희들이 갖고 있는 대응 방안이 한정적"이라면서도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두 나라 사이에 어떤 큰 목소리를 내는 게 지금은 현명하지 않다고 본다"며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백 장관은 "원자력발전 수주를 위해 9월에 체코,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에서 원전 세일즈 로드쇼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원전 기술력을 홍보하는 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수출에 대해선 "대내외 어려운 환경에도 6월까지 지난해보다 약 6.6% 정도 증가했다"며 "올해 수출 목표를 4%에서 5%로 상향했다"고 말했다.

취임 1년이 된 백 장관은 "1년이 지났고 앞으로 새로운 길을 준비하고자 한다"며 새로운 산업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정부는 12대 대기업과 간담회를 정례화하고 투자와 일자리 회복 중심으로 산업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그는 "업종간 융·복합을 산업부가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것"이라며 "AI(인공지능) 등 4차 산업 관련 인재 육성에도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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