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호 영화감독(왼쪽)과 고은정 성우/사진=충무로뮤지컬영화제 사무국
이날 서울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스크린은 다소 독특했다. 필름을 통해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은 같았지만 스크린 주변으로 6명의 성우들이 자리에 앉아 영화 속 배우들의 목소리를 다시 라이브 형식으로 재현해냈다.
익숙한 대사가 깔릴 때 관객들은 숨을 죽였고 경아역의 여자 성우(이선)는 눈물을 닦아내기도 했다. ‘경아 안녕’으로 화면이 어두워지자 김홍준 충무로뮤지컬영화제 예술감독을 비롯해 성우들은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관객석 뒤편에서 나온 이장호 감독은 “당시에는 빛났던 최인호 작가의 구어체 대사를 최근에는 코미디프로에서 자주 인용하는 통에 킥킥거려 노엽기도 한데 그게 세대차이라는 생각도 든다”며 “최인호 작가는 떠나서 아쉽기도 하지만 이렇게 관객들이 영화를 봐 주러 오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엄앵란, 김지미, 윤정희, 문희, 안인숙, 정윤희 등 당대 최고의 여배우 목소리들을 도맡았던 고은정 성우는 “영화인들이 시야를 넓혀 세계적인 영화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고 인사를 건넸다. 그는 몇줄 대사를 그때처럼 낭랑한 목소리로 재연해 큰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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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작 전에 이들은 기자와 만나 “영화 속에 카메오로 나오는 최인호 작가가 무척이나 젊어요”라며 회상에 젖기도 했다. ‘별들의 고향’은 개봉 당시 서울에서만 46만여명의 관객이 들어 당시까지 흥행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6일 개막작 ‘손에 손잡고’(임권택 감독의 서울올림픽 기록 다큐멘터리 영화)로 시작된 3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는 15일 폐막작 ‘맨 오브 라만차’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영화 '별들의 고향' 의 한장면/사진=충무로뮤지컬영화제 사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