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안터진 통신대장주…"내년 성장 안테나 빵빵"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18.07.16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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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대해부]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 가능↑, ADT캡스 인수 및 11번가 투자 유치로 성장성도 끌어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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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실적 안터진 통신대장주…"내년 성장 안테나 빵빵"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로 최근 국내 주식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할 때, 통신주가 경기방어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5G 주파수 경매 등이 겹치며 지난달 통신서비스 업종 수익률이 코스피 수익률을 8.2% 웃돌았다. 그러나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은 지난달 주가가 약 4.7% 상승하는데 그쳤다. 통신주 중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적었다는 얘기다.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탓이다. 올해 2분기 SK텔레콤은 매출액 4조2298억원, 영업이익 3842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소폭 밑돌았다. 요금 인하 영향으로 무선 부문의 ARPU(서비스 가입자당 평균수익) 하락이 영향을 줬고 200억원 가량의 망 장애 보상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도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장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의 부진보다 중장기 전망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증권업계는 SK텔레콤이 최근 보안전문기업 'ADT캡스' 인수, 11번가 투자자금 유치 등으로 인한 성장성 향상 및 중간지주사로 개편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5G 상용화라는 '빅 이벤트'가 기다리는 만큼 "지금 매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 가능성, 소액주주 호재=최근 가장 큰 이슈는 SK텔레콤의 중간지주회사 전환 여부다.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가 상장 자회사에 대해선 지분을 20% 이상, 비상장 자회사의 경우 40% 이상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최근 공정위는 이 기준을 상장사 30%, 비상장사 50%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분기 실적 안터진 통신대장주…"내년 성장 안테나 빵빵"
이 가운데 공정위 산하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가 지난 6일 한국경쟁법학회와 함께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방안 마련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열고 지주회사의 의무지분율 상향 추진이 필요하다고 밝혀 제도 개선의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강화된 기준을 만족하려면 SK는 SK텔레콤 지분 5%(약 1조원)를,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 지분 10%(약 7조원)를 취득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덩치가 커진 SK하이닉스의 지분 10%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SK텔레콤의 물적분할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 인적분할의 경우 세금혜택을 받으려면 올해 상반기 안에 기업분할 공시를 내고 연내 작업을 마쳐야 되는데 아직 아무런 움직임이 없기 때문이다.

SK텔레콤 투자회사가 SK텔레콤 사업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되면, 일부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이다. 이를 통해 SK(주)-SKT 투자회사(중간지주)-SKT 사업회사의 연결고리가 강화된다. 전문가들은 이 경우 SK텔레콤의 개인투자자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사실상 SK텔레콤 물적분할의 최대 장점은 규제 리스크 회피라고 볼 수 있다"며 "기존 SK텔레콤에서 통신 사업 부문을 떼내어 물적분할하고 신사업을 중간지주사에 추진할 경우 정부 요금 규제 간섭에서 벗어나기 수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신부문이 비상장사로 전환 시 공시 및 회계 감사 측면에서 여유로울 수 있다"며 "네트워크 사업 부문의 이익 성장 폭이 둔화될 수 있지만 연결로 보면 현재보다 이익 증가가 가능해 소액주주에게 큰 호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DT캡스, 11번가 기대치 높아져=자회사인 ADT캡스와 11번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8일 이사회에서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함께 ADT캡스 지분 100%를 1조2760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SK텔레콤은 7020억원을 투자해 ADT캡스 지분 55%와 경영권을, 맥쿼리는 5740억원을 넣어 지분 45%를 소유한다.

SK텔레콤은 ADT캡스를 인수하면서 향후 목표로 3년내 1조원 매출 달성을 제시했다. 지난해 말 기준 ADT캡스의 연결 매출액은 7200억원. 또 3년뒤인 2021년 IPO(기업공개)를 통해 ADT캡스의 기업가치를 4조원으로 인정받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증권업계는 ADT캡스가 갖추고 있는 오프라인 보안 인프라와 SK텔레콤의 온라인 네트워크를 결합하면 보안부문에서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 ADT캡스는 향후 SK계열사의 물량을 꾸준히 확보하면서 안정적인 외형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1번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1번가는 인적분할을 통해 5000억원의 외부자금을 유치하고 이 자금을 기반으로 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더욱 주력할 예정이다. 최근 11번가는 꾸준한 GMV(총거래액)의 성장과 더불어 수익성 개선추세가 나타 나고 있는 상황으로 내년부터는 흑자기조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 연구원은 "11번가는 2016년부터 공격적 마케팅을 시작해 현재는 쿠폰 없이도 가입자의 반복 구매경향이 일어나고 있다"며 "하반기에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사 강력 매수 추천, 이유는=하나금융투자는 SK텔레콤의 2분기 실적발표일인 이달 27일 이후 본격적으로 매수하라고 권고했다. 2분기 실적이 좋지 않은 만큼 실적 발표 후 매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대배당수익률로 볼 때 현 주가는 바닥일 공산이 커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물적분할 후 하이닉스 지분 추가 매입, 1번가 상장 추진이 2019년엔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내년 초를 겨냥해 현 시점에서 매수를 권고하며 목표주가 32만원을 제시했다.

황성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5G시대 도래에 따른 성장 기대감과 SK하이닉스 이익의 배당전환 가능성 또한 매력적인 투자 포인트"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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