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그 날', 시장의 운명은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8.07.0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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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전]美 증시, 미-EU 무역갈등 완화 조짐에 상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드디어 ‘그날’이 밝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시간으로 6일 오후 1시(미 동부시간 6일 0시)를 기준으로 340억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중국산 물품 818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몬테나주 그레이트폴스 연설을 위해 ‘에어포스 원’으로 이동하던 중 기자들과 만나 “먼저 340억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고 나머지 160억달러 규모에 대해서는 2주 이내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관세 부과 방침을 재확인했다. 앞서 중국은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가 발효하는 즉시 대두와 돼지고기에 보복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일촉즉발의 상황이나 뉴욕증시는 5일(현지시간) 상승 마감했다. 미국과 EU(유럽연합)이 자동차 관세 부과와 관련해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독립기념일로 하루 쉰 뉴욕증시를 끌어올렸다.

◇D데이, 미 뉴욕증시는 상승=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미국과 EU의 무역대립을 끝내기 위해 수입차에 대한 관세를 인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자동차 관세를 재논의하기 위해서는 EU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관세인하는 WTO(세계무역기구) 규정에 따라 미국산 차 뿐만이 아니라 모든 수입차에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전일대비 0.8% 오른 2만4356.74로, S&P(스탠다드앤푸어스)500 지수는 0.9% 올라 2736.61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1% 상승한 7586.43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미국과 EU의 화해 분위기 조성에서 미중 갈등 완화라는 한줄기 빛을 봤을지도 모른다.

이날 뉴욕증시 상승에서 보듯 글로벌 무역갈등은 6일을 기점으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글로벌 무역갈등을 정치적 지렛대로 삼으려는 상황에서 무역갈등에 따른 시장 불안은 짧게는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까지, 길게는 2020년11월 미 대통령 선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 무역갈등은 시장의 ‘변수’가 아닌 ‘상수’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무역갈등 너머엔 연준이"=무역갈등의 ‘상수화’는 이제 시장이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5일(현지시간) 발표된 6월 미 ISM 비제조업지수는 전월대비 0.5포인트 상승한 59.1을 기록, 시장 예상치 58.3을 상회하며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공개된 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서는 대다수의 연준 위원들이 매파기조를 띤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분쟁으로 경기둔화 속도가 빨라지면 연준의 통화긴축 가능성은 줄어든다. 무역전쟁이 현 수준에서 유지된다 하더라도 연준의 통화긴축 강화 부담을 맞닥뜨릴 수 있다.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4,085원 0.00%) 투자전략팀장은 “독일의 화해 제스처에서 보듯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분쟁과 타협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며 “무역전쟁이 현 수준에서 유지되더라도 다음에는 연준의 통화긴축 강화 부담이 대기하는데 중국과 선진국의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등 아시아 신흥국으로서는 하반기 증시 여건이 만만치 않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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