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카카오M의 영상사업이 성공하려면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18.07.0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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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M이 배우 기획사 BH엔터테인먼트와 제이와이드컴퍼니, 숲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를 결정하면서 엔터테인먼트(이하 엔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기획사 모두 한류를 대표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BH엔터테인먼트에는 이병헌·고수·김고은, 제이와이드컴퍼니에는 이상윤·김태리, 숲엔터테인먼트에는 공유·공효진·전도연 등 많은 한류스타가 소속돼 있다.

카카오M은 이들 기획사와 손잡고 영상콘텐츠 컴퍼니를 설립, 기업공개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CJ E&M이 스타작가를 모아 시가총액 3조원의 스튜디오드래곤을 만든 모델을 벤치마킹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단순히 한류스타가 많이 소속된 배우기획사에 투자한다고 해서 영상콘텐츠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수많은 엔터 상장사가 비슷한 방식의 사업모델을 시도했지만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증시에서 배우기획사는 가수기획사에 비해 저평가받는 게 일반적이다. 수익구조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가수는 해외활동을 하지 않아도 음원과 동영상, 광고수익 등이 발생하는 반면 배우는 해외에서 인기를 끌더라도 현지에서 팬미팅을 열어야만 수익이 생긴다. 더군다나 한류스타는 수익배분 비율이 회사에 불리해 ‘빛 좋은 개살구’인 경우가 많다. 배우와 소속사의 갈등도 빈번해 계약기간이 지나면 갈라서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판타지오도 상장 이후 하정우, 지진희 등 당시 간판스타가 모두 떠났다. 기업의 지속성이 중요한 상장사 입장에선 가장 불안한 요소다.

카카오M이 영상콘텐츠 사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선 우선 관련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공감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소속 배우들이 출연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는 배려가 필요하다. 또 배우기획사들과 협업해 기업공개를 추진하려면 소속배우와 계약관계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이제 투자자들은 수익배분이 불리한 한류스타보다 계약기간이 많이 남은 똘똘한 신인을 원한다. 단순히 장밋빛으로 ‘K콘텐츠 비즈니스 1위 사업자’를 내세울 게 아니라 어떻게 영상콘텐츠 시장의 리더가 될지 고민해야 한다.
[기자수첩]카카오M의 영상사업이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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