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어게인 2015'?…증시·위안화 가치 폭락 닮은꼴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8.06.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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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 대응 방법도 비슷해…관영 기관까지 '금융공황' 경고

中 경제 '어게인 2015'?…증시·위안화 가치 폭락 닮은꼴


중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증시가 약세장에 돌입하고, 위안화 가치는 급락하고 있다. 돈줄이 말라 부도가 나는 기업이 속출하는 등 실물경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의 무역전쟁까지 벌어지자 2015년 중국을 강타한 경제위기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015년 6월 12일 5166.3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는 중국 경제가 곧 미국을 따라잡고 세계 최대 경제국이 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반영된 결과였다. 하지만 영광은 길지 않았다. 거품이 꺼지면서 최고 기록을 세운 지 불과 한 달 만에 30% 넘게 폭락하며, 시가총액이 3조달러(3366조원) 이상 증발했다. 8월에는 3000선도 붕괴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중앙은행과 연기금을 동원해 긴급 진화를 시도했다. 인민은행은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낮추고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국영 금융회사들은 증시안정기금 등으로 직접 유동성을 공급해 겨우 폭락세를 잡을 수 있었다.



올해 들어 2015년과 비슷한 현상이 다시 나타났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월 최고점과 비교해 20% 이상 낮은 수준이며, 최근 5개월간 2조달러(2245조원)가 허공으로 사라졌다. 중국 전체 상장사의 주식담보대출 규모는 시총의 12% 수준으로 치솟았다. 그만큼 많은 중국 기업이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올해 1~5월 중국의 회사채 부도 규모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배나 늘었다. 위안화 가치는 이달 들어 3% 넘게 평가절하되며, 6개월 내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에 대한 중국 당국의 대응도 2015년과 닮은꼴이다. 인민은행은 최근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해 약 7000억위안(118조원)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영 싱크탱크조차 중국 경제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금융발전실험실(NIFD)은 "회사채 부도율 증가, 유동성 부족, 주가 폭락 등 금융시장의 혼란이 미국의 금리 인상과 무역전쟁 등과 맞물리면서 특히 위험해지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곧 삭제했다. NIFD는 이 보고서에서 "중국 금융시장이 공황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경고했다.



다만 중국의 경제 상황이 2015년 위기 때와 완벽히 같은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차이는 중국 증시가 크게 저평가돼 있다는 점이다. 거품이 극에 달했을 당시 상하이종합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9배에 달했지만, 지금은 10.5배 정도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저평가됐음을 보여준다. 미국 뉴욕증시의 대표 지수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PER은 24배에 달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금 중국 경제 상황이 2015년과 비슷한 점이 분명히 있지만 다른 점도 많다"고 지적했다. 투자회사 스테이트스트리트의 거시경제 전략가 티모시 그라프는 "중국 당국은 2015년 위기가 재발하는 것을 피하길 원한다"면서 "그들(중국 당국)은 시장이 (위기 극복을 위한) 역할을 하도록 허용하고 있으며, 과도한 개입이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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