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경기 먹구름…"경기위축 대비 방어주 사라"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8.06.2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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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커지는 하반기 경기하강 우려...음식료·섬유의복 등 경기방어주 '주목'

경기확장과 코스피 사상 최고가가 예상됐던 2018년 증시는 기대와 달리 게걸음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하반기 경기하강 우려가 높아지면서 투자자의 선호도 성장주에서 의·식·주를 중심으로 한 경기방어주로 이동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체감경기 먹구름…"경기위축 대비 방어주 사라"


25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0.66포인트(0.03%) 오른 2357.88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1000억원 넘는 순매도를 나타냈지만 기관과 개인 순매수에 소폭 상승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은 "경기가 좋지 않을 때일수록 저평가된 가치주에 주목해야 한다"며 "하반기 경기 하강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의식주 관련 주식이 각광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체감경기 부진…커지는 하반기 경기 우려=최저임금 인상, 52시간 근로제 등 정책 변화와 더불어 제조업과 산업현장, 유통가에서 느껴지는 체감경기가 부진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영향 탓에 당초 지난해 사상 최고가 랠리의 연장선에 설 것으로 기대됐던 코스피 지수는 기대와 달리 연초대비 마이너스 4.4% 수익률에 그쳤다.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3.1%를 기록했고 올해도 3%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 5월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는 48.9로 3개월째 제조업 부진을 드러냈다. 3개월 연속 신규 취업자 수는 10만명대로 저조한 반면 5월 물가상승률은 1.5%로 지속적인 오름세다. 경제성장은 둔화되는데 물가는 오르는 '스테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수출 경기 우려도 확산 중이다. 지난 20일 기준 6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마이너스 성장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4~7월 선박수출이 급증한 영향도 있지만 올해 수출 경기가 작년만 못하다는 경각심을 일깨웠다. 관세청에 따르면 5월까지 누적 수출물량은 전년대비 0.8% 성장에 그치며 수출 물량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흐름이다.


박석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간으로는 수출 경기가 하반기로 갈수록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수출 경기 영향력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 경기 둔화는 주식시장에 가격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시 부진할 땐 경기방어주가 대안=이런 와중에 하반기 한국은행이 미국에 발맞춰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이뤄진다면 소비와 투자를 억제해 경기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예상이 제기된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무역분쟁 리스크가 부상한 가운데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났다"며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조짐이 보이고 증시가 횡보해 수익률이 저조할 때는 경기방어주와 배당주로 회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권고했다.

경기방어주는 수익률 변동성이 낮은 음식료, 유틸리티, 통신 등 주로 의식주 관련 업종을 지칭한다. 이미 주식시장에서는 경기방어주의 소리 없는 랠리가 시작됐다. 이날도 코스피 시장에서는 한섬 (19,620원 ▲110 +0.56%) 신세계인터내셔날 (17,940원 ▼210 -1.16%) 휠라코리아 (41,000원 ▼150 -0.36%) 동원수산 (6,050원 ▲10 +0.17%) 마니커 (1,140원 ▲16 +1.42%)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음식료주는 최근 가격 인상 기대감에 랠리를 개시했고 북미정상회담 이후 주춤했던 건설주도 이날 반등에 성공했다.

경기 하강 분위기에 주식시장에 매도 우위 분위기가 형성될 때면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유리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최근 주가가 오른 음식료, 섬유의복, 유틸리티, 건설 업종은 대표적인 저평가, 가치주 업종에 해당된다.

허 사장은 "경기가 하강할 것으로 예상되면 투자자들은 성장주보다 가치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진다"며 "주식을 팔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가치주의 저평가 매력이 더 높아지는 요즘이 가치주 투자의 적기"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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