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EEAC 공법을 적용한 SK이노베이션 울산 No. 3 PX 공장 전경/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2014년 SK이노베이션 (106,700원 ▼800 -0.74%)의 화학 자회사 SK종합화학과 일본 최대 정유사 JX에너지의 5대 5 합작으로 마련된 No.3 PX공장은 SK이노베이션의 핵심 화학설비다. 연간 100만톤(JX에너지와 50만 톤씩 분배)의 PX를 쏟아내는 이 공장을 축으로 SK는 울산과 인천에서 국내 최대규모인 총 260만톤을 생산한다. PX는 합성섬유와 페트병 등의 기초 소재다.
이경수 아로마틱 생산 4팀 교대반장은 "화학제품이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려면 원가를 줄여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원료와 인건비를 줄이기는 힘들다"며 "결국 현장에서 운영 신기술로 경쟁력을 갖추자는 결론에 이르렀고 EEAC 도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엔지니어가 세계 최초 EEAC 공법을 적용한 SK이노베이션 울산 No. 3 PX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배관을 타고 흐르는 물질이 외부 온도 변화에 따라 액체에서 기체로 변해 부피가 갑자기 커지면 '해머링 현상'(유체가 배관에 가하는 충격파)이 발생했다. 배관을 망치로 내리치는 듯한 소리가 들렸고, 심각하면 배관이 파손될 우려가 있었다.
이 반장은 "화학공장에서만 20년을 근무한 자존심이 달린 문제였다"며 "논문을 뒤져가며 해머링 사례를 연구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엔지니어들이 울산 No.3 PX공장 조정실에서 공장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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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제품 가격경쟁력으로 연결돼 SK이노베이션 화학사업부문은 지난 2년간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갔다. 특히 한때 10년 넘게 적자 늪에 빠졌던 SK인천석유화학은 PX공장을 발판으로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인 영업이익 3966억원을 기록했다.
이 반장은 깨알 같은 글씨와 복잡한 개념도로 가득 찬 76페이지 분량의 운영 매뉴얼을 펼쳐보였다. 개념으로만 존재하던 기술을 현장에 옮겨 4년 전 마련했던 '백서'는 1000페이지. 설비보수를 하며 효율성을 더욱 끌어올린 현장에서의 혁신은 78페이지 추가 매뉴얼로 매년 공정별 업데이트된다. 울산에서의 혁신은 현재 진행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