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전을 앞두고 22일(현지시각) 공식 훈련 중인 대표팀 /사진=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이기범 기자
로스토프 돈 강의 모습. 오른쪽에 로스토프 아레나가 보인다 /사진=김우종 기자
배수의 진. 더는 물러설 곳은 없다. 한국 축구가 러시아 로스토프에 흐르는 돈 강을 뒤로 둔 채 진을 쳤다. 신태용호가 오늘(23일) 자정 멕시코를 상대로 벼랑 끝에서 반전을 노린다. 러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원정 월드컵 응원에 나선다.
지난 18일 스웨덴과 1차전에서 0-1로 패한 한국은 멕시코에 0-1로 패한 독일과 함께 공동 3위로 처져 있다. 반면 멕시코와 스웨덴은 승점 3점으로 공동 1위.
멕시코는 최근 월드컵 대회서 6차례 연속 16강에 진출한 북중미 전통의 강호다. 북중미 지역 예선에서는 6승 3무 1패로 가장 먼저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역대 상대 전적에서 한국이 4승 2무 6패로 다소 열세에 있다.
멕시코는 조별예선 1차전에서 '우승 후보' 독일을 1-0으로 제압, 파란을 일으켰다. 이번 대회서 멕시코는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에 빛나는 소위 '황금 세대' 출신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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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이 높이와 힘의 축구를 구사했다면 멕시코는 빠른 스피드와 특유의 리듬 그리고 투박한 몸싸움이 강점이다. 박지성 위원은 22일 로스토프 아레나를 찾아 "멕시코는 좋은 팀이다. 그러나 선수들이 흥분을 잘하는 경향이 있다. 더운 날씨 속에서 한국 선수들이 이 부분을 잘 공략한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멕시코 축구 대표팀 /AFPBBNews=뉴스1
역시 공격의 핵심은 과거 맨유에서 박지성 현 SBS 해설위원과 한솥밥을 먹었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30,웨스트햄)다. 치차리토로 잘 알려진 에르난데스가 최전방 원톱으로 한국의 골문을 노릴 전망.
독일전에서 2선은 이르빙 로사노(22,PSV 아인트호벤)-카롤로스 벨라(29,로스앤젤레스 FC)-미구엘 라윤(30,세비야)이 받쳤다. 멕시코 아즈테카 TV의 까발레로 기자는 "독일전 결승골 주인공 로사노가 핵심이다. 그는 대표팀의 슈퍼 스타"라고 전했다.
더블 볼란치는 주장 안드레스 과르다도(32,레알 베티스)와 엑토르 에레라(28,FC포르투)가 맡았다. 포백은 왼쪽부터 헤수스 가야르도(22,푸마스 UNAM), 엑토르 모레노(30,레알 소시에다드), 우고 아얄라(31,티그레스), 카를로스 살시도(25,프랑크푸르트)가 설 전망. 골문은 4회 연속 월드컵 출전에 빛나는 기예르모 오초아(33,스탕다르 리에주)가 지킬 예정이다.
22일(현지시각) 훈련에 앞서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눈 박지성 SBS 해설위원(좌)과 치차리토 /사진=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이기범 기자
이에 스웨덴전과는 달리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 스웨덴전에서 한국은 4-3-3 포메이션을 활용했으나, 윙의 공격 가담이 무뎌지면서 4-5-1의 전술적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김신욱을 선발로 내보냈으나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구자철도 폼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모습이었다.
신 감독은 "멕시코가 잘하는 걸 못하게 하고, 우리가 잘하는 걸 준비 중"이라고 공언했다. 현재로서는 4-4-2 포메이션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수비에서 공격 전환 시 속도가 가장 빠른 손흥민과 황희찬이 최전방에 설 가능성이 높다. 또 속도를 중시할 경우, 왼쪽 날개는 이승우, 오른쪽 날개는 이재성의 기용을 점칠 수 있다. 이들 뒤에서 기성용이 공수를 조율할 전망.
22일(현지시각) 공식 훈련 중 손흥민(좌)과 이승우 모습 /사진=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이기범 기자
이날 결전의 시간에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장을 직접 방문해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붉은 옷을 입고 '붉은 악마'로 변신해 대표팀을 응원한다. 또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경기가 끝난 후 라커룸을 방문, 선수단을 격려한다. 해외서 열린 월드컵 경기서 대통령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태용 감독은 "대통령께서 오셔서 격려해주시는 건 선수단에 상당히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의 관전이 태극전사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인가 /사진=김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