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아진 코스닥 상장 문턱, 올해 IPO 미승인 '0'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8.06.1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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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예심청구전 증권사와 소통 강화 나서…미승인 0건, 상장철회 1건 불과

낮아진 코스닥 상장 문턱, 올해 IPO 미승인 '0'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일환으로 상장을 장려하면서 올 들어 상장심사에서 탈락하는 사례가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가 상장예비심사 청구서 제출 전부터 발행사나 상장주관사들과 협력을 강화한 것도 상장무산 사례가 줄어든 요인으로 꼽힌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거래소에 코스닥상장 예심심사를 청구한 45개 기업 중 현재까지 상장이 무산된 경우는 오알켐 단 1곳이다. 특히 올 들어 신규상장을 추진한 기업 중 미승인이 난 사례는 단 1건도 없다. 14건은 이미 승인을 마쳤다.



통상 미승인 기업이나 심사 철회 기업은 심사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뤄지는 절차다. 거래소 관계자는 "미승인이 날 경우 기업 평판에 나쁜 영향을 미쳐 상장 재추진단계에서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며 "주관사나 상장추진 기업에 스스로 심사를 철회할 것을 권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미승인과 심사철회를 모두 상장실패로 본다.

지난해는 코스닥 상장추진 기업 중 12개사가 미승인 처리됐다. 심사를 철회한 경우도 13건이었다. 2016년에는 21개 기업이 상장에 실패했는데 미승인이 9건, 심사철회가 12건이다. 2015년에는 미승인 8건, 심사철회 11건으로 청 19개 기업이 상장에 실패했다.



현재 21개 기업을 대상으로 코스닥상장 심사가 진행 중이어서 예단하기 어렵지만 과거에 비해 상장실패가 줄어든 것은 확실하다. 지난해 상반기에 코스닥상장을 신청한 기업 중 19개가 상장심사 도중 상장이 무산됐다.

특히 거래소가 상장심사 청구서 제출 이전에 기업과 소통을 강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올 들어 거래소는 증권사 IB(투자은행) 부서에 상장 예심 청구 전에 사전협의를 활성화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과정에서 문제가 될 만한 문제에 대해 사전에 협의과정을 거칠 수 있게 됐다"며 "상장주관사도 상장에 걸림돌이 될만한 부분을 정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장주관사나 발행사도 이 같은 변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 IB담당 임원은 "상장예심 청구 후에 문제가 발견되면 이를 바로잡는 과정이 훨씬 복잡하다"며 "소규모 기업이나 바이오 기업의 경우 사전협의가 활발해지면서 오히려 상장심사 속도도 빨라지고 승인율도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상장위원회에서 미승인이 나올 경우 코스닥위원회의 재심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일부에선 상장 심사 문턱이 과도하게 낮아지면서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예심심사신청 기업 중 미승인 혹은 상장철회 기업의 비율은 20% 내외였다.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2월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코스피 30개사, 코스닥 100개사 등 총 130개 이상을 신규상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상장에 나서는 기업이 제한적이란 것을 감안하면 어지간한 기업은 상장심사 과정에서 탈락시키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IB업계 관계자는 "자격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기업이 상장하게 될 경우 그 피해는 투자자들에게 돌아가게 돼 있다"며 "상장심사 문턱이 과도하게 낮아지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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