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이 IPO 기준…올리패스 깊어지는 고심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8.06.1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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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사 선정 뒤 3년째 IPO 절차 지연…"기술성 평가·밸류에이션 난관 극복해야 상장 가능" 전망

바이오 기업 올리패스의 IPO(기업공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5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야 상장이 수월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눈에 띄는 사업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리패스는 오는 8월 기술성평가를 신청하고 연내 기술특례를 통한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이다.
5000억이 IPO 기준…올리패스 깊어지는 고심


올리패스는 인공유전자인 PNA(Peptide Nucleic Acid) 기술을 활용해 RNA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회사다. RNA 치료제는 암, 통증 등 여러 질병을 치료할 수 있어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다만 RNA 치료제 시장은 아직 개화하지 않았고, 올리패스 역시 신약 연구개발 분야에서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올리패스는 RNA 치료제에 대한 기술개발 자신감을 바탕으로 2015년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IPO를 준비했다. 당시 공모시장 기대주로 주목받았지만 기술개발 성과 부진 등으로 IPO 시점이 지연됐다. IPO가 늦어지는 가운데 적자가 계속되면서 회사 재무구조는 악화됐다. 올해 1분기 말 자기자본은 69억원으로 지난 연말대비 39.1% 감소했고, 부채비율은 652.2%로 같은 기간 233.9%포인트 상승했다.

올리패스 IPO 성공 여부는 기술성평가 결과뿐 아니라 밸류에이션에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가치 5000억원이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올리패스는 지난 3월 370억원 규모의 CB(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 CB 전환가액은 3만원이다. CB 발행 특약에는 올리패스가 IPO를 추진할 경우 전환가액이 공모가의 70%를 초과할 경우 전환가액을 공모가의 70% 수준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때문에 공모가를 4만3000원 이상으로 노릴 가능성이 높다. 한 주당 4만3000원은 현재 발행주식수 기준 기업가치 4947억원이다.

문제는 올리패스의 현재 실적 및 재무 상태를 감안하면 5000억원 이상의 밸류에이션을 공모시장에서 인정할지 장담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올리패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억1192만원이고, 영업손실은 117억원, 순손실은 134억원이다. 올 1분기에도 영업손실 37억원, 순손실 45억원을 기록하며 적자가 이어졌다.

지난 5월 코스닥 상장예심을 통과한 올릭스의 공모 결과도 IPO 전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올릭스는 매출이 미미한 적자 상태의 핵산치료제 개발기업으로 올리패스와 성격이 비슷하다. 올릭스는 공모 단계에서 2000억원에 근접한 기업가치를 제시했다. 올릭스가 공모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할 경우 올리패스의 IPO 계획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리패스 관계자는 "올해 기술성평가를 거쳐 내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아직 RNA 치료제에 대한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난 건 아니지만, 기술개발은 꾸준히 진행하고 있고 기술 이전 및 수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리패스는 장외에서 주목받는 바이오 기업으로 기술성평가 통과 여부와 밸류에이션 문제가 IPO 성공의 키가 될 것"이라며 "회사와 주관사 측에서도 고민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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