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입주기업인들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TV 중계로 보고 있다.신한용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 위치한 협회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보게 돼 기쁘다"며 "개성공단이 재가동 된다면 앞으로 남북 경제협력의 선발대 같은 역할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뻐했다.
◇대기업과도 개성공단 재가동 협력 방안 찾아=협회는 대기업을 대변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와도 개성공단 재가동 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오후 협회를 방문한 이형준 경총 노동정책연구원 노동법제연구실장에게 △북한 노동규정 등 각종 제도·시스템 연구 △북한 최저임금과 노동생산성 관련 연구 △북한 근로자 교육사업 등에 대한 협력 사안들을 전달했다.
재가동 이후 개성공단 방향에 대해서 신 회장은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 가능하다면 해외기업 유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양에 트럼프 타워까지 지을 수 있다는 게 단순한 우스갯소리가 아닐 수 있다"며 "글로벌 기업이 북한에 진출하고 개성공단이 국제화되면 결과적으로 한국 기업들에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회담이 무사히 끝나면서 개성공단 재가동과 남북경협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게 중요하다"며 "더 구체적인 부분은 우리 정부가 해결해야 할 몫"이라고 덧붙였다.
중소기업계도 이번 회담을 계기로 남북경협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통해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한 만큼 그동안 전면적으로 중단됐던 개성공단의 조기 정상가동을 비롯한 여러 의미 있는 남북경협 재개에 대한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재추진 지원을 기대한다"며 "앞으로 중소기업계도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 지도 구상’ 실현에 적극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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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으로 대북제재 완화 기대"=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두 정상의 만남을 지켜보던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임기언 창진어패럴 대표는 "남북경협이 본격화되면 김 위원장이 입은 것 같은 인민복도 만들고, 트럼프 대통령이 입은 양복 정장도 만들 수 있지 않겠냐"고 기대했다. 남녀 속옷을 생산하는 영이너폼의 이종덕 대표는 "(다른 대표가 겉옷을 만들면) 우리는 남북한 사람들의 속을 채우겠다"며 크게 웃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이번 북미회담이 성사되기 전까지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남북경협 등 개성공단 재가동이 성사되려면 북한의 비핵화 합의, 미국과 유엔의 대북 제재 해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이번 회담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자연스럽게 대북 제재 문제도 완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동안 남북 의제에 빠져있던 개성공단 재가동과 관련한 사안들도 점차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회 측은 시설점검을 위한 방북 시기에 대해서도 희망 섞인 기대를 나타냈다. 신 회장은 "불과 몇 개월 전 만해도 올해도 개성공단 재가동은 다른 세상 이야기처럼 불가능해 보였지만, 지금은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협회는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폐막 직후 통일부에 시설점검을 위한 방북을 신청했지만 유보 조치됐다.
유창근 개성공단 재개준비 TF단장은 "생산시설 점검 이후에도 정상적인 공장 가동을 위해서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회담 결과를 바탕으로 각 기업별로 보수작업과 필요한 준비작업을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협회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시청한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기념해 점심메뉴로 햄버거를 단체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