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총 회장단, 송영중 상임부회장 거취 문제 논의키로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8.06.1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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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법 혼란·내부 갈등설 불거져..스스로 거취 입장 안밝히면 이달 내 긴급이사회 논의

경총 송영중 상임부회장/사진제공=경총경총 송영중 상임부회장/사진제공=경총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회장단이 취임 2개월째를 맞은 송영중 상임부회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 논의한다.

송 상임부회장이 최대 노동현안인 최저임금 이슈와 관련해 좌충우돌하는 한편 내부 사무국이나 일부 회원사들과도 갈등이 불거져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경총 회장단은 송 상임부회장이 스스로 거취 문제에 대해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을 경우 이달 중으로 긴급 이사회를 열어 이 안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경총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주요 회원사들에서 송 상임부회장의 거취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건의가 나오고 있다"며 "조직 안정화 차원에서 빠르면 이달 중순 조기에 결정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상임부회장은 지난 4월 10일 2년 임기로 공식 취임했다. 선임 과정에서도 과거 노동부 관료 시절 경력으로 '친(親) 노동계' 아니냐는 잡음이 일었다. 경총은 노동계 입장에 맞서 경영계를 대변해야 하는 조직 정체성을 갖고 있어서다.



이후 취임은 무사히 했지만 조직 내부에선 불화설이 끊이지 않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외부에서 보듯 정책 방향·이념에 대한 이견이 있었다기보단, 송 상임부회장의 리더십 스타일이 사무국 조직과 잘 융합되지 않았다는 얘기가 돌았다"고 전했다.

앞서 송 상임부회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을 역임했는데 2012년 공단 노조가 불신임 투표를 가결해 당시 송 이사장 퇴진 운동을 벌인 일도 있었다. 공단 역사상 초유의 사태였다.

특히 최저임금법 사태는 회원사들의 반발을 고조시켰다. 송 상임부회장은 국회가 아닌 최저임금위원회로 사안을 가져가겠다고 돌발 행동을 했다가 재계 불만이 높아지자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해 논란이 커졌다.


이달 초부터는 경총회관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사무실로 나오지 않고 전자결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표면적으론 구글 등 IT(정보통신)기업처럼 스마트워크(재택근무)를 활성화하겠다는 차원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사무국과의 껄끄러운 관계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그는 지난달까지 휴일에도 나와 근무하기도 했다.

한 회원사 관계자는 "최저임금 뿐 아니라 주 52시간 근로 등 노동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말그대로 '상임'(常任)인 부회장이 현장을 진두지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맞지 않다"며 "더욱이 취임한지 2달 밖에 안돼 업무 파악도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 아니냐"고 지적했다.

다만 송 상임부회장은 경총회관 주변에서 보고를 받거나, 외부 행사에 참석하는 형태로 근무를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일엔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주요 회원사 임원 대상 행사에 나와 그간의 공적에 대해 40여분 간 설명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와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송 상임부회장에게 수차례 전화 연락을 했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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