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야외무대서 진행된 '평화맞이 예술마당' 공연에 참여한 예술가와 관람객들이 함께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배영윤 기자
10일 정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야외무대에서 '평화맞이 예술마당' 공연이 펼쳐졌다. 지난달 초 결성된 '평화맞이 예술단' 주최로 6·12 북미정상회담 개최 축하와 한반도 평화 기원 의미를 담았다.
무대 바닥 중앙에는 판화가 김준권의 수묵 목판화 '산운'이 깔렸다. 4·27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명록 서명 당시 배경이 된 작품이다. '산운' 앞에 선 금관 5중주의 팡파레로 공연이 시작됐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야외무대서 진행된 '평화맞이 예술마당' 공연에서 박방영 화백(사진 위)과 석창우 화백이 그림 및 수묵크로키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배영윤 기자
장구 연주와 구성진 우리 민요 공연과 함께 석창우 화백의 퍼포먼스가 시작됐다. 석 화백은 평창동계올림릭·패럴림픽 상징인 수묵크로키를 선보인 양손 의수(義手) 화가다. 종이 위에 맨발로 올라선 석 화백은 남북의 사이클 선수들이 '화해'를 향해 서로에게 달려가는 모습을 그렸다. 가운데에는 남북을 상징하는 두 사람이 포옹하는 모습과 '화해' 두 글자를 새겨 넣었다. "남북이 하나 되는 그날까지 함께 가리, 남녘 땅 북녘 땅 통일되는 그날까지"라는 노랫말과 그림의 절묘한 조화가 감동을 안겼다. 하단에는 '하나된 열정으로 평화가 너희와 함께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는 문구를 더했다.
공연의 절정은 '산운' 위에 여태명, 강병인 작가의 캘리그라피 퍼포먼스. 여 화백은 남북정상회담 기념식수 표지석 글씨를 썼고, 강 작가는 남북회담 전날 광화문광장에서 평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금관 5중주의 영화 '라라랜드', '스타워즈' 메들리 연주 배경으로 두 예술가는 힘차게 붓을 움직였다. 여 화백이 상단에 '아리아리 평화'를, 강 작가가 그 밑에 '한라에서 백두까지'를 이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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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작가는 '한라'의 파란색 획과 '백두'의 ㄱ받침을 그린 빨간색을 잇는가 싶더니 붓을 멈췄다. 그리고는 객석을 향해 "어린 아이와 어르신이 무대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 작가는 무대로 나온 어린 소녀와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붓을 쥐어주며 "어린 아이는 '우리의 미래', 어르신은 '우리의 현재'"라며 파란 '한라'와 빨간 '백두'를 연결하는 마지막 작업을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손에 맡겼다.
예술가들과 관객이 함께 '우리의 소원은 평화, 통일'을 합창하는 것으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광화문에 나들이 나온 가족들, 외국인 관광객 등 100여명의 시민들이 평화를 그리고 노래하는 1시간여 동안 함께 자리했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야외무대서 진행된 '평화맞이 예술마당' 공연에서 여태명 화백과 강병인 캘리그라퍼가 김준권 화백의 '산운' 위에 캘리그라피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강병인 작가가 무대로 나온 어린 아이와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붓을 쥐어주는 모습./사진=배영윤 기자
이날 공연 연출을 맡은 전상훈 평화맞이 예술단 단장은 "협상을 하고 결론을 내는 건 정치 지도자들이 하지만 그 기운을 만들어내는 건 국민의 몫"이라며 "평화의 기운을 모으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자는 의미에서 공연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런 행사들을 통해 시민들 스스로 '세상의 주인'이라는 걸 느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