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샤프는 도시바 PC 부문 자회사인 도시바클라이언트솔루션 지분 80.1%를 40억엔(약 389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인수시점은 오는 10월1일이다.
도시바는 1985년 세계 최초의 노트북인 '다이나북'(dynabook)을 출시하며 한 때 PC부문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랐던 강자다. 하지만 중국 전자업체인 레노보 등이 저가의 PC를 대거 내놓기 시작하며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다. 게다가 스마트폰과 테블릿PC 보급 여파로 노트북의 수요가 점차 줄어들며 PC사업 적자도 덩달아 늘어났다.
샤프는 과거 '메비우스'라는 브랜드로 노트북 등을 출시했지만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고 2010년 PC사업에서 철수했다. 하지만 2016년 흔히 '폭스콘'으로 불리는 '훙하이정밀공업'에 인수되며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자체 브랜드가 없는 폭스콘이 자회사인 도시바를 통해 제품군 확보와 사업 확장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이정우 샤프 CEO는 지난해 4월부터 "샤프와 홍하이 그룹의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큰 분야는 IT(정보기술)기기"라며 PC사업 재진입에 의욕을 보였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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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콘은 자사 브랜드 PC는 없지만 미국 '애플' '델' 등 대기업의 제품을 위탁받아 생산하고 있다. 이미 생산 노하우와 설비, 네트워크 등을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 샤프는 PC와 태블릿 등에 사용되는 중소형 액정기술에 강점을 갖고 있다. 자사에서 PC를 생산하면 액정 패널의 공급처도 확보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올릴 수 있다.
여기에 인지도가 낮은 자사의 '메비우스' 브랜드보다 도시바 브랜드를 인수할 경우 PC 시장 재진입이 훨씬 수월할 것이란 계산도 깔려있다.
한편 도시바는 미국 원자력 발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의 사업실패로 약 10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보며 사상 최악의 자금난에 빠졌다. 도시바는 이 손실을 메우기 위해 지난 5월 영업이익의 90% 이상을 벌어들이는 알짜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를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연합에 매각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TV사업부를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에 매각하는 등 체질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