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에도 지정학적 불안 여전할 것…그래도 원화는 강세"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8.06.0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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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안나 츄아 씨티은행 아시아 경제 및 시장분석 리서치 헤드 "한국 성장률 올해 2.9%, 내년 2.7% 전망"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해서 한국 경제의 지정학적 불안이 해소되는건 아니다. 북한의 비핵화와 개방 등이 지속 가능한 합의인지 지켜봐야 한다.”

조안나 츄아 씨티은행 아시아 경제 및 시장분석 리서치 헤드./사진제공=씨티은행.조안나 츄아 씨티은행 아시아 경제 및 시장분석 리서치 헤드./사진제공=씨티은행.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안나 츄아 씨티은행 아시아 경제 및 시장분석 리서치 헤드는 최근 방한해 “외국인들은 지정학적 위험으로 한국에 대한 투자를 꺼려왔지만 해소될 경우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지금까지 북한의 행적을 감안할 때 약속을 확실히 지키는지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정학적 불안이 계속돼도 위험자산 선호 현상과 미국의 쌍둥이 적자(재정·경상수지 동반적자) 확대로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는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은 향후 3개월 내에 1060원, 6~12개월 사이에 1050원, 이후에는 1040원 수준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다.

츄아 헤드는 “(달러 약세의 요인으로 작용했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긴장이 완화된 것일 뿐 갈등이 봉합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달러 약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2.9%, 내년 2.7%로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는 정부와 한국은행,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3%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내년 성장률은 OECD가 3%, IMF와 한국은행이 2.9%로 전망한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1.8%, 내년엔 2.2%로 예상했다.

츄아 헤드는 “경제성장에는 가계지출이 중요한데 IT는 노동 집약적인 분야가 아니다”라며 “노동력이 상대적으로 많이 필요한 자동차와 조선 경기가 부진해 가계지출 증가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오히려 고용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는데다 노동생산성 지표가 좋지 않고 추가 성장을 이끌 요인도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이달과 올해 3분기에 두 차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엔 1~3분기까지 세 차례 더 인상돼 3%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츄아 헤드는 “기준금리 3%는 시장의 기대치보다 1%포인트 더 높은 수준으로 미국이 굉장히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고용시장 호황,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 소비지출 증가 등으로 인플레이션 상승 기대감이 점점 늘고 있는데다 주식시장까지 활황을 띠면 경기과열이 나타날 수 있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한·미 금리역전으로 한국에서 자금이 유출될 위험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는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대외부채보다는 자산이 많아 채무가 많은 국가만큼 자본유출에 취약하지 않다”며 “소폭의 원화 절상만 해줘도 자금 유출을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외국인 투자가 채권보다는 주식에 더 많은데 달러 약세 국면이 지속되고 한국 주식이 저평가돼있다는 점에서 자본유출 위험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다만 “한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이미 순유출로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시 추가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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