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 6년來 최소…해외 배당 '역대 최대'(종합)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2018.06.0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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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경상수지 17.7억달러 흑자, 본원소득수지 -58.6억달러 역대 최대 적자…여행수지·서비스수지는 개선

경상수지 흑자 6년來 최소…해외 배당 '역대 최대'(종합)


올해 4월 경상수지가 17억7000만달러 흑자로 2012년 4월(9000만달러 흑자) 이후 6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타격을 입었던 여행수지와 서비스수지는 개선됐으나 해외 배당금 지급이 역대 최대치로 늘어난 영향이다.

◇4월 배당시즌…배당지급 75.7억弗 '역대 최대'=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4월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등을 합산한 경상수지는 17억7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년 4월(36억7000만달러)과 전월(51억8000만달러)에 비해 경상흑자 규모가 각각 51.8%, 65.8% 급감했다. 2012년 4월(9000만달러) 이후 6년 만에 최소치다. 다만 2012년 3월 이후 74개월 연속 최장 기간 흑자 기조는 이어졌다.

4월 경상수지 흑자 축소엔 '배당 시즌'이라는 계절 요인의 영향이 컸다. 기업들의 해외 배당이 급증하면서 4월 배당지급은 75억7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였다. 이에 따라 배당소득수지는 65억1000만달러 적자, 이자까지 포함한 포함한 본원소득수지는 58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모두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적자다.



노충식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매년 4월은 12월 결산법인의 배당지급이 집중되는 시기"라면서 "특히 올 4월엔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된 데다 외국인의 주식투자도 확대되면서 배당지급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본원소득수지는 매년 4월마다 크게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올 4월 이전 종전 최대 적자 기록도 지난해 4월 세운 49억2000만달러 적자였다. 게다가 올 4월엔 주식 등 증권투자 배당 뿐만 아니라 최근 원화 강세에 따라 늘어난 기업의 직접투자 배당금 지급도 증가세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5월부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다시 확대될 것으로 본다. 노 부장은 "매년 4월 배당지급이 늘어나면서 경상수지 흑자폭도 줄어드는 패턴"이라며 "5~6월은 경상수지 흑자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노충식 금융통계부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18년 4월 국제수지(잠정)'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노충식 금융통계부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18년 4월 국제수지(잠정)'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유커의 귀환' 여행수지 적자 16개월 만에 최소=서비스수지는 4월에도 적자 기록을 이어갔다. 19억8000만달러 적자다. 다만 적자폭은 지난해 5월(-16억4000만달러)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작았다.


여행수지가 10억9000만달러 적자로 전년, 전월대비 개선되면서 서비스수지 적자 축소를 이끌었다. 여행수지 적자폭은 2016년 12월(-10억3000만달러) 이후 16개월 만에 최소치다.

끊이질 않는 해외여행 수요에 여행지급이 25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4월보다 확대됐지만, 중국인을 중심으로 입국자 수가 전년동월대비 2개월 연속 증가한 영향이다. 4월 여행수입은 14억3000만달러로 2016년 10월(15억4000만달러)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컸다.

4월 중국인 입국자 수는 36만7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60.9%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입국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23.8% 증가한 133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중국인 입국자 수는 사드 관련 조치로 지난해 3월부터 급감했으나, 올해 3월부턴 전년동월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사드 관련 한·중 관계 해빙 분위기와 더불어 지난해 3월부터 입국자 수가 급감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4월 상품수지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늘어나면서 전년동월대비 10.2% 감소한 103억6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상품수지가 100억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상품수출입 규모 모두 18개월 연속 전년동월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상품수출은 515억1000만달러, 상품수입은 411억5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각각 7%, 12.5% 증가했다.

수출의 경우 반도체 시장 호황과 세계 교역 회복세가 이어진 영향을 받았다. 수입은 유가 상승과 설비투자를 위한 반도체제조용장비 도입, 승용차 등 소비재 수요가 증가세를 이끌었다.

◇외국인 투자 2개월째 순유입…주식투자 19.2억弗 감소=4월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 자금은 7억7000만달러 늘었다. 2개월째 증가세다.

주식투자는 19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한 데다, 삼성전자 주식 액면분할을 앞둔 경계감에 외국인이 보유 비중을 일시적으로 줄였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채권투자는 양호한 국가 신용등급 등에 힘입어 26억9000만달러 늘며 증가 추세를 이어갔다.

보험사 등 국내 기관투자가의 해외 증권투자는 32개월째 증가세를 지속했다. 4월 내국인 해외증권투자 규모는 47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주식투자가 32억5000만달러, 채권투자가 14억6000만달러 각각 늘었다. 높은 증가세를 이어오던 해외채권투자는 미 국채금리 상승 등의 영향을 받아 증가폭이 다소 둔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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