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前대법원장 "재판 흥정·거래 없었다"…판사 불이익도 부인

머니투데이 이보라 , 송민경 (변호사) 기자 2018.06.0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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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상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재판거래 의혹'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18.6.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재판거래 의혹'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18.6.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재판 거래'와 '판사 블랙리스트'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관련 의혹들을 전면 부인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1일 오후 2시쯤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법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대법원이나 하급심의 재판에 부당하게 간섭이나 관여한 바가 결단코 없다"며 "상고법원 정책에 반대하는 법관에게 불이익을 준 적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재판을 무슨 흥정거리로 삼아 방향을 왜곡하고 그걸로 거래하는 일은 꿈도 꿀 수 없는, 정말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결단코 그런 일은 없었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 재판을 한 대법관 등에게 심한 모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의 유착 의혹의 근거로 지목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대화 자료와 관련해선 "만나면 덕담도 하고 좋은 이야기로 분위기를 만들어야지, 싸우러 가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그런 의미에서 말씀자료가 나온 것인데, 그건 그냥 넘어가는 거지, 그것을 무슨 공부하듯이 외우고 있겠는가"라고 했다.



또 양 전 대법원장은 "상고법원 설립 추진은 대법원이 제 기능을 다하도록 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그런 정책에 반대했거나 재판에서 특정한 성향을 나타냈다는 이유로 해당 법관에게 어떤 편향된 조치를 한다거나 아니면 불이익을 준 적이 전혀 없다"고 했다.

이어 "사법기관에서는 하루에도 수많은 일이 벌어지고 그 중에는 저한테 보고 안 되는 것도 많다"면서 "문건이 어떤 내용인지 작성한 사람과 읽는 사람이 의미를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법원 특별조사단의 조사를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는 "관련 조사가 거의 1년 넘게 3차례에 걸쳐 이뤄졌고, 여러 개의 컴퓨터를 흡사 남의 일기장 보듯 뒤졌다"며 "제가 듣기로 이미 4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조사를 받았는데, 그 이상 뭐가 밝혀지겠나"라고 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법원행정처에서 뭔가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제가 그걸 막지 못한 책임이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사과 말씀 드리고, 그런 일로 마음의 고통 받은 사람 있으면 제가 사과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 재판의 신뢰가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진다"며 "법원에 대한 신뢰를 유지해주길 국민들께 간청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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