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취소 이틀만에…文대통령·김정은 '깜짝' 회담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18.05.26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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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회담 사실 사후공개 이례적…북미정상회담 불씨 살릴 방안 논의한 듯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헤어지며 포옹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사진=뉴스1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헤어지며 포옹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판문각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전격 개최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양 정상이 이날 4·27 판문점선언의 이행과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양측 합의에 따라 회담 결과는 27일 오전 10시 문 대통령이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개최 약 한 달여 만이다. 이번 회담은 철저히 비공개로 이뤄졌으며, 회담 사실이 사후에 공개됐다. 이번까지 네 차례 남북정상회담 중 비공개로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양 정상이 어떠한 논의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6·12 북미정상회담 취소와 관련해 북미회담 재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방안을 주로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특히 최근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들은 북미정상회담 관련 미측의 입장을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과 비핵화가 추진되길 원하는 우리 정부의 진정성을 전달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오전 백악관을 통해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앞 서한을 통해 "북미정상회담이 지금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6월12일로 예정된 싱가포르 회담을 무척 고대해왔다"면서도 "최근 북한이 보인 엄청난 분노와 적대감을 고려할 때 이번 만남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자 북측은 반나절 만인 25일 오전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며 즉각 몸을 낮췄다. 북측은 "우리는 아무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측에 다시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 해군사관학교 졸업식 축사를 위해 백악관을 나서던 중 기자들에게 "그것(북미정상회담)은 심지어 12일에 열릴 수도 있다. 우리는 그것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에 긍정적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북미회담 재추진을 위한 북미 간 실무 논의가 재개될 것으로 기대됐다.


한편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지난 26일 북측이 한미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를 이유로 개최 예정이었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한 뒤 10일 만에 전격 개최됐다. 최근 급속히 얼어붙었던 남북관계도 다시 해빙기를 맞고 고위급회담도 재추진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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