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조선 후기의 문인인 홍석모의 '동국세시기'에도 '개를 삶아 파를 넣고 푹 끓인 것을 구장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죽순과 고춧가루를 타고 밥을 말아 시절음식으로 먹는다. 이렇게 먹고 나서 땀을 흘리면 더위를 물리치고 허한 기운을 보충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반면 개고기 먹는 문화를 못마땅하게 여긴 이도 있었다. 조선 영조 때 문신이자 경상도에서 암행어사로 이름을 떨쳤던 이종성은 개장은 사람이 먹을 음식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유원의 문집 '임하필기'를 보면 "장단 상공 이종성은 남의 집 잔치에 참석햇다가 개장을 보고서 먹지 않고 돌아와선 '손님에게 대접하는 음식이 아니다'라고 했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가 즐겨먹는 육개장은 사실 개고기를 넣은 개장국에서 유래했다. 개고기를 꺼리는 사람들을 위해 개장국에 개고기 대신 쇠고기를 넣어 육개장이라고 부른 것이다.
개장국이 보신탕으로 불린 건 일제강점기부터다. 서양문물을 받아들여 우리보다 빠르게 근대화됐던 일본 관료들에게 개고기 문화는 탐탁지 않은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이 개장국이라는 '노골적인' 이름은 점점 사라지고 보신탕이란 이름이 자리잡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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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개고기는 뒷골목으로 밀려났다.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 등 각종 국제행사를 앞두고 군사정부는 외국인에게 혐오감을 주는 업소를 정비한다는 명목으로 개고기 산업을 압박했다. 서울시는 1984년 고시를 통해 보신탕 영업을 제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통음식을 억압한다는 반론이 거세지면서 결국 고시는 사문화됐다. 지금은 관련 위생법을 어기지 않는 한 개고기 영업을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 그러나 개고기를 둘러싼 찬반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