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전기 설립일인 1898년 1월 26일은 한전의 회사 창립일이다. 올해는 설립연도로부터 120년이 되는 해다. 전기는 근대문명 발달의 근간이었고, 국가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힘이었다. 한전 역사가 한국 경제 발전사와 궤를 같이 하는 것도 그 이유다.
1900~1940년대는 전력사업이 본격적으로 전개된 때다. 초창기 전기사업의 주역은 대부분 일본인들이었다. 그들은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앞다투어 전기회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1920년 3월 당시 전국 전기보급률은 2% 미만에 불과했다. 일본인들이 대부분 전기 혜택을 받은 반면 한국인은 고급관료나 일부 부유층만 혜택을 누렸다.
한전은 1962년부터 제1차 전원개발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전력난 타개에 최우선 순위를 뒀다. 긴급전력대책으로 추진된 발전함 도입 등 4만9000kW 설비가 조기 준공됐다. 제주내연(1310kW), 삼척화력2호기(3만kW), 부산화력1호기(6만6000kW) 등이 뒤를 이었고, 이로써 해방 후 되풀이해 오던 전력난이 비로소 해소됐다.
1978년 국내 최초 원자력발전시설인 고리원전 1호기가 완성되면서 원자력발전 시대가 열렸다. 1980년대 들어 전력 수급이 안정되자 한전은 송전, 변전 및 배전부문 설비를 대폭 정비했다. 전기 품질이 향상됐고 1988년 제24회 서울 올림픽 대회를 ‘정전 없는 올림픽’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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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한전은 원전 수출의 첫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UAE(아랍에미리트) 원전사업은 1400㎿급 한국형 원전 APR1400 4기를 건설하는 것으로, 건국 이래 최대 규모 플랜트 수출사업이다. UAE 원전 수출로 한국은 미국, 프랑스, 러시아, 캐나다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 원전 수출국 반열에 올랐다.
원전 수주 물꼬를 튼 한전은 2013년부터 영국 원전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자인 뉴젠의 일본 도시바 지분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한전은 도시바와 뉴젠의 인수 조건을 협상 중이다.
이 같은 역사 속에서 한전은 글로벌 전력 회사로 성장했다. 2016년 ‘포브스(Forbes) 2000’ 순위에서 종합 순위 97위, 전력유틸리티 분야 1위를 달성했다. 글로벌 전력회사 중 유일하게 100위권 내 진입했다.
지난해 아시아, 중동, 중남미 중심의 20개국 34개 프로젝트를 통해 한전의 누적 매출은 28조원이었다. 특히 한전은 파리 기후협약 발효 이후 기존 중국, 요르단 풍력 발전 이외 2016년 일본 치토세 태양광 사업, 지난해 미국 콜로라도와 괌 태양광 사업 등 해외 신재생시장 거점 확대에 신경을 쓰고 있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최초의 전등이 밝혀진 이후 우리나라 전력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며 “글로벌 전력 회사로 거듭난 한전이 앞으로 전력 산업에 불고 있는 새로운 변화를 넘어 글로벌 종합에너지그룹으로 비상하기 위해 매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