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내년 초 출범을 목표로 지주회사 설립 추진을 공식화했다. 지주사로 전환한 뒤 증권, 자산운용, 부동산 신탁 등 수익성이 높은 다양한 업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자기자본의 20%로 출자제한이 있어 잔여 한도가 6000억~7000억원 수준이지만 지주사로 전환하면 출자 한도에 대한 직접 규제가 없어 인수합병 할 실탄 마련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은행만 있어서는 다양한 금융서비스 제공과 비이자 수익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며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제대로 된 증권사를 인수해 비은행 부문에서의 성장과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내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지주사도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증권사에 대한 공격적인 경영 전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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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 (58,700원 ▼1,000 -1.68%)는 올해 3월 하나금융투자에 7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10년 만에 이뤄진 이번 유상증자로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조9921억원에서 2조6921억원으로 늘었다.
BNK금융지주 (8,390원 ▼80 -0.94%)도 자회사인 BNK투자증권을 중형증권사로 육성하기 위해 2000억원의 증자를 완료했다. BNK투자증권 자기자본은 4100억원으로 약 2배로 늘었다.
같은 지방 계열 금융지주사인 DGB금융지주 (8,480원 ▼160 -1.85%)도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DGB금융지주는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했으나 CEO(최고경영자) 리스크로 1년 가까이 지지부진했다. 오는 31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선임안이 확정되는 대로 다음 달 중에 사업계획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증권사는 올 들어 순이익이 크게 늘어 금융지주 내에서 핵심 계열사로 자리 잡고 있다. 올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실적을 보면 농협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은행 다음으로 증권사가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다.
KB금융은 카드사의 올 1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3.9% 줄어든 반면 증권사 순이익은 같은 기간 23.5%가 늘었다. 신한금융지주의 증권사 순익 증가율은 110.9%로 비은행 부문 계열사 중 가장 높았다.
한 금융지주사 임원은 "은행과 카드사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는 비은행 부문, 그중에서도 핵심 계열사인 증권사와 IB사업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