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마디에 울고 웃는 ZTE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8.05.1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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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진핑과 ZTE 정상화 협력중" 트윗 3일만에 "아무것도 결정된 것 없다" 입장 변경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미국의 제재로 경영 위기에 빠진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마디에 울고 웃고 있다. 기업의 명운을 쥔 트럼프 대통령은 사흘 전만해도 ZTE 정상화를 위해 중국과 노력 중이라고 밝혔으나 16일(현지시간) 아무 것도 결정된게 없다며 다시 태도를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ZTE는 그저 대규모 무역협정과 관련돼 있을 뿐이며 ZTE와 관련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미국은 연간 중국으로 인해 수천억달러를 손해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아직 (중국과의) 회담이 시작하지도 않았다"면서 "미국은 이미 몇 년간 많은 것을 줬기 때문에 줄 게 별로 없다. 중국이 줄 게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6일 미국 상무부는 ZTE가 미국의 제재 대상인 이란에 미국 상품과 기술을 불법 공급했다며 7년 동안 ZTE의 부품 판매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인텔이나 퀄컴 등 기업으로부터 부품의 20~30%를 공급받던 ZTE는 핵심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존폐 위기까지 몰렸다.



본사가 위치한 선전 공장 가동은 멈추고 직원들을 강제 휴가에 보냈으며,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도 모두 중단한 상태다. 스마트폰 사업을 경쟁사에 매각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ZTE가 정상화할 수 있도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협력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너무 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다"면서 경제제재를 해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후 CNN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중국 사업을 지키기 위해 ZTE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ZTE 제재를 철회하는 대신 중국 측의 보복관세 대상에서 미국산 농수산물을 제외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미 정부가 ZTE를 무역협상 카드로 이용한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두 매체의 보도 내용을 완강히 부인하면서 "거짓된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아직 중국의 요구사항을 보진 못했지만, 이전 행정부가 협상을 매우 못 했기 때문에 (중국의 요구사항이) 매우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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