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 1~4월 예수금(예·적금, 요구불 예금 등) 규모가 12조4111억원 늘었다. 지난해 예수금 증가액 10조4467억원을 올 들어 4개월만에 이미 넘어섰다.
은행들이 올들어 예수금을 크게 늘린 이유는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예대율 규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예대율은 은행의 원화대출금을 원화예수금으로 나눈 비율로 100% 이하로 맞춰야 한다. 올 하반기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예대율 규제는 가계대출은 15%를 더하고 기업대출은 15%를 낮추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가계대출 잔액이 늘지 않아도 분자인 원화대출금이 늘어나 예대율이 올라가게 된다. 가계대출 잔액은 급격하게 줄이기 힘들어 은행들은 예금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은행간 예금고객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례적인 고금리 특판 출시도 잇따른다. 국민은행은 이달 직장인 우대적금 가입고객에게 최고 연 3.3%의 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 최고 연 2.3%를 주는 예금을 출시해 1조원 판매한도를 소진하고 1조원 규모를 추가로 판매한다.
개인고객뿐 아니라 예금 규모가 큰 기업 고객을 상대로 유치전을 벌이다 보니 역마진 등 출혈경쟁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예수금 금리를 높여 조달금리가 올라가면 대출 금리도 따라 올려야 한다”며 “은행 조달금리가 올라가면 코픽스(COFIX)에 영향을 미쳐 주담대 금리도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