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이 열린다…월가, 가상통화에 문호 개방(종합)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8.05.0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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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주요 기관 및 대형은행 비트코인 거래 검토 시작…세계 단일 가상통화 탄생 전망도

한 투자자가 스마트폰으로 가상통화의 대표격인 비트코인 가격 추이를 살펴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한 투자자가 스마트폰으로 가상통화의 대표격인 비트코인 가격 추이를 살펴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


세계 금융 1번지로 통하는 미국 월가가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암호화폐)에 문호를 열기 시작했다. 주류 금융권이 가상통화 거래 및 투자 검토에 나선 것. 심지어 세계가 단일화된 가상통화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10년 가까이 금융 세계의 변방에 머물던 가상통화가 월가의 몇몇 핵심 기관으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가에 진입한 대표적인 가상통화는 비트코인이다. 세계 최대 증권거래소인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회사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는 최근 기관투자자가 비트코인을 매매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NYT는 ICE가 개발 중인 비트코인 거래 시스템은 ‘스와프’ 형태가 될 것이라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스와프는 일반적으로 외환시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거래 형태로, 미리 정한 계약조건에 따라 일정한 시점에 현물과 선물 교환하는 방식을 말한다. 시카고옵션거래소와 시카고상품거래소가 이미 지난해 말부터 비트코인 선물 상품 거래를 시작한 만큼, ICE의 비트코인 스와프는 선물과 현물을 연계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비트코인 스와프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규정을 적용받는 상품으로 이후 가상통화의 제도권 편입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미국 3대 증시인 나스닥을 운영하는 나스닥OMX그룹은 비트코인 거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나스닥OMX그룹의 아데나 프리드만 최고경영자는 가상통화 시장이 충분히 성숙하고 관련 규제가 정비된다는 것을 전제로 “투자자들에게 공정한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면, 나스닥도 당연히 가상통화를 거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비트코인 선물 거래 사업 진출을 결정했다. 월가의 대형은행 중에서 가상통화 시장에 뛰어든 첫 사례다. 골드만삭스는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맡길 인물로 유명 가상통화 투자자 저스틴 슈미트도 영입했다. 라나 야레드 골드만삭스 이사는 “내부적으로 가상통화 시장에 뛰어드는 것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사람이 많았다”면서 이번 결정을 내리기까지 신중하게 검토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상통화와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의 발전으로 세계 공통의 가상통화가 탄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골드만삭스 사장 출신으로 얼마 전까지 백악관에서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했던 게리 콘은 이날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출연해 “세계가 가상통화를 이해하게 되는 어느 시점에 우리는 단일 글로벌 가상통화를 갖게 될 것”이라며 미래의 글로벌 가상통화는 비트코인보다 더 단순한 구조로 채굴이나 이를 위한 전기 사용에 따른 비용이 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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