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의 한 건물 옥상에 이 나라 대표 통신장비업체 ZTE의 광고판이 설치돼 있다./AFPBBNews=뉴스1
미국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2일(현지시간) 오우가 왜 해고되고 자살했는지는 미스터리라고 전했다. 다만 그의 부인이 남편의 죽음과 관련해 인터넷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됐고 네티즌들은 오우의 나이(42살)에 주목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가전업체 샤오미와 미국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에 돈을 댄 벤처캐피털리스트 로빈 챈은 "30살이 넘었으면 애써 이력서를 쓰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업계에서 일하는 건 프로 운동선수가 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중국 IT업계에 파다한 '30대 중년 위기론'의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 인터넷 기업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996스케줄'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오전 9시에 출근해 밤 9시에 퇴근하는 일상이 매주 6일간 이어진다는 말이다. 가정에 묶이고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감당하기 어려운 업무 강도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첨단 제조업 육성정책인 '중국제조 2025'도 이 나라 IT 업계의 '30대 중년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간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속도전이 불가피하고 이를 수행하려면 경험이 많은 이보다 한 살이라도 어린 젊은 인재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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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어릴수록 임금 부담이 덜한 것도 중국 IT업계가 젊은 인재를 선호하는 이유로 꼽힌다. 게다가 중국에서는 성이나, 출신지, 장애 여부로 차별하는 건 불법이지만 나이제한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중국 IT업계의 나이 차별을 꼭 나쁘게 볼 게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나이 부담이 기술을 연마하는 동인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이나 머신러닝 같은 최첨단 분야는 높은 수준의 학력과 경험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한 중국의 인구구조 때문에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지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40살이 넘은 중국 인구는 전체의 47%에 이른다. 이 비중은 2030년 55%에 이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