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교통공사 5호선 목동역에서 진행된 열차 지하철 열차화재 대응훈련에서 소방대원이 대합실 상가 화재 진화 작업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화재로 위험하거나 위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시민들이 보여주는 '안전불감증'이 문제다. 신속히 대피해야 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거나 안일하게 대처하다 화를 키우는 것. 이에 전문가들은 안전 교육이 일상화 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유치원 때부터 경보만 울리면 피난할 수 있게끔 배워야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화재경보'가 울리는 것을 경험했다는 대학생 이모씨(25). 승강장에 서 있다가 불안한 마음에 주위를 둘러봤지만, 다른 시민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라 본인도 가만히 있었다고 밝혔다. 이씨는 "화재가 실제 났든, 그렇지 않든 밖으로 대피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다들 초연한 모습이라 불안하지만 별 일 있겠거니 하고 가만히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구로동 2호선 신도림역에서 열린 '지하철 화재사고 시민 탈출 훈련'에서 서울교통공사 직원이 소화기를 들고 화재를 진화하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사진=뉴스1
잦은 화재경보 오작동도 화재 위험을 둔감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서울시 화재경보기 오작동 출동 현황에 따르면 2015년 250건, 2016년 119건 등이었고, 전국적으로도 하루 평균 60~100여건씩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 감지기 결함, 부주의한 관리 등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 2월7일 대형 가구 매장인 이케아 고양점에서 화재경보기가 오작동을 일으켜 손님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며 대안으로 어렸을 때부터 안전교육을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제진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본은 지진 때문에 밥먹고 소·대변을 누는 것처럼 안전교육이 일상화 돼 있다. 조금만 경보가 울려도 몸을 사린다"며 "우리나라도 유치원 때부터 안전교육을 통해 경보만 울리면 피난하도록 몸에 배게끔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아울러 소방설비의 개선도 뒷받침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 교수는 "화재가 아님에도 울리는 '비화재보'가 잦아 자동화재탐지 설비에 대한 불신이 크다"며 "값싼 중국산도 승인 받고 팔리는데, 탐지설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