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국군 의장대 사열…김정은 '정상 예우'

머니투데이 남북정상회담프레스센터(고양)=김하늬 기자 2018.04.2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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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18 남북정상회담]김정은, 南 의장대 사열하는 北 지도부 첫 사례

남북정상회담 국군 의장대 사열…김정은 '정상 예우'


27일 판문점에서 만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우리 군 의장대가 사열한다. 의장대 사열이 정상외교 의 대표적인 의전행사라는 점에서 김 위원장을 정상 국가의 최고지도자로 인정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26일 사전 브리핑을 통해 "오전 9시40분경 자유의 집과 평화의 집 사이, 판문점 광장에 도착한 두 정상은 우리 전통의장대 사열을 포함한 공식 환영식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군의 의장대 사열은 중세 시대에 통치자가 방문자에게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한 의식 행사에서 유래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주요 국가행사 시 방문자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식으로 행해진다. 군악이 울리면 국가 지도자가 국빈과 함께 집총 자세로 선 의장대 앞을 지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북측은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도 남측 대통령을 인민군 의장대 사열로 맞이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2000년 방북 때 평양 순안공항에서 북한 인민군 의장대를 사열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7년 방북 때 평양 4·25 문화회관 앞 광장에서 의장대 사열을 했다. 당시 북한군 의장대가 남측 대통령에게 예우를 갖춘 장면은 남북관계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기록됐다.



이에 우리 정부도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남쪽 땅을 밟는 김 위원장을 국군 의장대 사열로 예우키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정상회담 국군 의장대 사열…김정은 '정상 예우'
다만, 판문점 공간이 협소해 의장대와 군악대, 기수단 등을 포함해 300여명이 참가하는 정식 의장대 사열은 불가능하다. 약식 의장대 사열은 의장대와 군악대, 기수단 등을 포함해 참가인원이 약 150명 규모이고, 예포 발사 등의 의전도 생략될 전망이다. 군악대의 연주와 함께 육·해·공군 의장대가 '받들어 총' 경례를 하면 김 위원장이 답례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또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김 위원장에 대한 의장대 사열에선 국가연주나 국가게양과 같은 의전도 생략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두 번의 남북정상회담 때 북측의 의장대 사열에서도 국가연주나 국가게양, 예포 발사와 같은 의전은 생략됐다.


국방부는 지난 25일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 간 신뢰 회복을 위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남북 정상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의미로 3군(육·해·공군) 의장행사를 지원할 예정"이라며 "의장대 사열은 판문점이라는 지형적 제한사항을 고려해 축소된 의장행사로 실시될 예정"이라고 지난 25일 설명한 바 있다.

국방부는 이번 의장대 사열 행사와 관련 "과거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극심했던 상황에서 각국이 상호간 정상에게 예우를 다한 의장대 사열 행사를 실시한 과거를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실제 1972년 닉슨 미국 대통령이 방중했을 때, 1987년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1988년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소련을 방문했을 때 모두 상대국 정상에게 예우를 다해 의장대 사열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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