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아이디 2천개로 댓글 조작 정황…해외 IP도 사용(종합3보)

뉴스1 제공 2018.04.24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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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보다 진화한 '킹크랩' 서버도 구축
경찰, 파주세무서·회계법인 압수수색…자금 추적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의 주범 드루킹(김모씨·49)의 지시로 느릅나무 출판사의 회계자료가 매일 삭제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드루킹이 직접 운영한 경기 파주시 소재 느릅나무 출판사의 운영자금 출처에 대한 수사에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느릅나무에서 회계업무를 맡은 김모씨(49, 필명 '파로스')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금전출납장부와 일계표를 매일 엑셀파일로 작성해 회계법인에 보내고 파일은 즉시 삭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아울러 삭제는 2016년 7월 이후부터 매일 이뤄졌다고 파로스는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드루킹 일당이 느릅나무 출판사와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자금 출처를 숨기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고 보고 있다.

또 경찰은 "느릅나무가 명목상 출판사일 뿐 실제로는 온라인 쇼핑몰 '플로랄맘'을 통해 비누 등을 판매했으나 수입이 많지 않았고, 드루킹이 운영한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돈을 끌어다 쓰기도 했다"는 파로스의 진술도 확보했다.

따라서 경찰은 이날 오전 느릅나무와 경공모의 운영비의 용처를 확인하기 위해 댓글조작 활동 근거지였던 느릅나무 출판사의 세무업무를 담당한 회계법인과 파주세무서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회계법인의 느릅나무 담당 회계사 역시 경공모 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파로스와 담당 회계사가 민주당원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연관된 자금 출처 및 사용처를 집중 조사해 피의자들이 조직적인 범행을 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또 느릅나무 회계자료를 확보해 분석하면 여론조작 활동자금 출처와 배후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경찰은 자금흐름을 확인하기 위해 전날(23일) 계좌추적용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해 금융거래내역 등도 확보했다.

또 경찰은 지난 22일 드루킹 구속과 최초 압수수색 이후에도 경공모 회원들이 느릅나무를 지속 출입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 추가 증거자료 확보와 출입자의 공모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두번째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또 관련자들의 금융기관 계좌추적 압수수색 영장도 집행해 돈을 주고받은 대상자와 흐름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과 거래한 상대방 및 주요 참고인의 금융거래 내역을 확보해 이번 사건과 관련된 자금흐름 중 수상한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드루킹 일당은 매크로(자동화 프로그램) 기능을 똑같이 실행할 수 있는 서버도 자체적으로 구축한 것으로 경찰 조사 드러났다.

이들은 이 서버를 '킹크랩'으로 불렀으며 작업을 하기 더 효율적이고 기술적으로 한단계 높은 수준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또 경찰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데 쓰인 아이디가 총 2000여개에 달한다는 회신을 네이버로부터 받았다. 네이버는 지난 1월 17일부터 18일까지 포털기사 댓글 공감수 조작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아이디가 2000여개라고 경찰에 회신했다.

2000여개 중 614개는 경공모에 의해 17일 기사 댓글 조작에 사용됐다. 나머지 아이디 중 일부는 해외 IP를 이용해 만들어지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1400여개 아이디도 정밀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드루킹의 측근인 김모씨(49·필명 '성원')와 500만원의 금전거래를 한 김경수 민주당 의원의 전 보좌관 A씨도 조만간 소환해 금전거래 목적과 성격을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23일 경찰의 요청으로 드루킹의 국회 출입기록을 수사팀에 넘겼다.

국회 의원회관 출입기록은 저장기간이 3년으로 국회 사무처는 2015년 4월부터 이달 23일까지의 출입기록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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