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벅스가 최근 국제적인 화두다. 커피가 아니라 '인종차별' 때문이다. 흑인 2명이 음료를 안 시켰단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것이 발단이 됐다. 흑인 고객에 화장실 사용을 거부하기도 했다. 논란은 커졌고 결국 케빈 존슨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가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한국 누리꾼들은 각자 해외서 겪은 사례를 들며 미국에서의 인종차별 문제를 비판했다.
국민 100명 중 4명 이상 '외국인'…31.8% "이웃은 싫다"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는 외국인들이 이미 일상 속 일부가 됐기 때문이다. 굳이 명동·인사동·홍대입구 등 번화가를 가지 않더라도 이들을 흔히 만날 수 있게 됐다. 29일 법무부에 따르면 한국 체류 외국인은 2013년 157만600명에서 지난해 218만명으로 5년새 38% 늘었다. 주민등록인구 대비 외국인 비율도 2013년 3.1%에서 지난해 4.2%로 1.1%포인트(p) 증가했다. 100명 중 4명 이상이 외국인인 셈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현실적인 이해 관계가 들어갔을 땐 더 보수적으로 바뀌었다. '일자리가 귀할 때 자국민을 우선 고용하느냐'는 물음에 60.4%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 또한 미국(50.5%)·독일(41.5%)·스웨덴(14.5%)·호주(51%)보다 높은 수치였다.
"콜롬비아 새X야"…인권문제 심각
문제는 이 같은 인식이 인권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6년 전국 만 15세 이상 일반 국민 1504명과 전문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권상황은 '2.1점(존중되지 않는 편)'에 머물렀다. 이는 장애인(2.8점)·비정규직노동자(2.4점)·미혼모(2.5점) 등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이고, 노숙자(2.1점)와 같은 점수였다.
실제 '인종차별'로 이어지는 사례도 많다. 지난해 3월 콜롬비아인 F씨(44) 부부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마트에 치일 뻔한 아이에게 주의를 줬다가 봉변을 당했다고 밝혔다. 아이의 조부는 F씨에게 왜 신경쓰느냐고 나무랐고, 국적 확인 뒤에는 "콜롬비아 새X야" 등의 인종차별적 욕설을 했다. F씨는 "절대 한국인과 대립하지 말고 타인을 도와주지 말라"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인종차별적 발언이 더 자유롭다. 중국·일본·동남아인을 향해 '짱꼴라·쪽바리·똥남아'라고 비하하는 것은 다반사고, 특정 종교인을 향해 '개슬람'이라 부르기도 한다. 외국인 관광객을 바퀴벌레에 빗대 '외퀴'라 일컫기도 한다.
"글로벌= 서구, 이주민= 아시아 '이중잣대'"
불합리한 제도가 도마에 오르기도 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6년 회화지도(E-2)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에게만 HIV 검사 결과를 포함한 채용신체검사서 제출을 의무화 하는 것은 인종차별의 소지가 있다"며 관련 법무부 고시를 폐지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빈부를 기준으로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라 분석했다. 허오영숙 이주여성인권지원센터 상임대표는 "박노자 선생이 GNP(국민총생산) 민족주의라고 한 것이 정확하다"며 "글로벌하면 서구를, 이주민하면 아시아지역을 떠올린다. 서구에 대한 열등감과 저개발국가에 대한 차별이 결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종차별이라고 하면 보통 우리가 피해자라 생각하고 가해자인 인식은 별로 없다. 그런 것들을 생각하도록 어렸을 때부터 공교육이 필요하다"며 "차별이 깔려 있는 법과 제도도 가치중립적으로 바꿔야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