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나선 티로보틱스, 매출 다변화에도 업종 투자심리가 '발목'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8.04.2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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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코스닥 예심 청구예정…中·日 수주 확대로 2년간 연평균성장률 110%

IPO 나선 티로보틱스, 매출 다변화에도 업종 투자심리가 '발목'


진공 이송로봇 장치 제조업체 티로보틱스가 OLED 장비경기가 바닥을 친 올해 상반기 코스닥 상장에 성장성을 앞세워 도전장을 내민다.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향 장비를 모두 공급할 뿐 아니라 중화권 투자 확대로 인한 수혜를 누리고 있지만 악화된 업종 투자 심리를 이겨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티로보틱스는 상반기 내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상장 절차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키움증권이다.



티로보틱스는 2004년 설립됐으며 올해 초 사명을 기존 티이에스에서 티로보틱스로 변경했다. 지난해 매출액 704억원, 영업이익 64억원, 당기순이익 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43.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9.4%, 202.4% 증가했다. 2015년 영업손실 62억원에서 흑자전환한 뒤 매출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7년에는 전년 대비 43.2%, 2016년에는 176%의 매출증가율을 기록했다.



티로보틱스 주요 제품인 진공 이송 로봇은 각 공정에 디스플레이 원판인 마더글라스 원판 이송을 담당한다. 정확한 위치에 원판을 이송하기 위해선 반복정밀도, 처짐 및 떨림 정도, 생산시간 준수를 위한 동작속도 등 기술력이 선행돼야 한다.

티로보틱스는 2017년 중국 BOE에 11세대급(2940mmx3370mm) 진공 이송 로봇을 전량 공급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진공 이송 로봇은 일반 대기압 상태에서 사용하는 이송 로봇과 달리 진공·고온(400℃ 이상) 환경을 견뎌야 하며 기판이 처지거나 흔들리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작업해야 한다. 그간 진공 이송 로봇 시장은 일본 다이엔, 산쿄, 야스카와 등의 회사가 장악하고 있었다.

회사는 국내에선 일본업체인 다이엔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에 모두 OLED용 장치를 납품하고 있다. OLED용 진공 이송 로봇 장치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다.


티로보틱스는 국내 외에도 대형 LCD라인 투자에 나선 중국 패널업체 등 신규 매출처를 발굴하고 있다. 지난해 '어닝서프라이즈' 역시 BOE 1차 협력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를 통한 BOE향 장비 공급이 견인했다. 중국 최대 패널업체인 BOE가 올해부터 LCD 10.5세대 B9라인을 가동한데 이어 CEC판다, CHOT 등 다수 업체가 신규 라인을 가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측은 "지난해 중국 BOE에 10.5세대 LCD용 제품을 공급해 초대형 기판시장에 입지를 굳혔다"며 "특정 고객사에 종속되지 않고 국내뿐 아니라 일본·대만·중국 패널제조사로 매출처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높은 성장성에도 불구 세계적으로 로봇 기술을 이용해서 디스플레이향 장비를 공급하는 회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적정 기업가치 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공모시장이 바이오업종 위주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IT경기 등으로 관심이 분산되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승욱 대표가 지난해 말 기준 107만9617주(24%)를 보유 중이며 △SLi 그로스 액셀러레이션(Growth Acceleration) 펀드 9% △한국산업은행 8% 등이 5% 이상 주주명단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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