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초갑부 75% "美 2년 내 경기침체"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8.04.2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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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 설문조사…평평해진 수익률 곡선 등 곳곳서 위험신호 지적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전 세계 투자 큰손 상당수가 미국이 2년 안에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JP모간 프라이빗뱅크(PB)가 전 세계 700여명의 '초고액순자산보유자'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75%가 미국이 2020년 안에 경기침체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 '초고액순자산보유자'는 유동 금융자산 3000만달러(약 320억원) 이상을 보유한 이들이다.

미국 경제가 강력한 성장세를 뽐내고 있지만 비관론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적인 감세·재정지출 확대 정책을 둘러싼 우려가 크다. 일련의 정책이 단기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수는 있겠지만 재정적자를 급격히 늘려 역효과를 내기 쉽다는 것이다.



칼 탄넨바움 노던트러스트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성장세가 2년 새 1조달러로 불어날 재정적자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10년 안에 미국 경제가 궤도에서 이탈해 침체에 빠질 것으로 봤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의 입에서도 비관론이 나왔다. 그는 지난달 금융위기 재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언제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가능성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국채의 수익률 곡선(yield curve) 위험신호로 떠올랐다. 수익률 곡선은 단기 채권과 장기 채권의 금리 차이(스프레드)를 나타낸다. 최근 미국 국채 2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에 근접하면서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수익률 곡선이 그만큼 완만해졌다는 말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경기악화 신호로 본다. 물가상승률과 금리가 장기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이같은 국채 금리 흐름의 배경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앤서니 콜라드 JP모간 영국·북유럽 투자 책임자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JP모간은 미국 경제에 침체가 임박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불균형 신호가 있지만 미국 경제의 확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세이커 누시베 에르메스인베스트매니지먼트 CEO(최고경영자)는 최근 수익률 곡선 흐름을 우려하지 않는다며 수익률 곡선이 곧 가팔라질 것으로 봤다. 그는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명백한 신호들을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JP모간의 설문조사에 응한 부자들 가운데 41%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달에 이어 연내에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이상 더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의 올해 금리인상 횟수가 당초 예고한 대로 3번에 그치거나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콜라드도 연준의 올해 금리인상 횟수가 4번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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