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상장 씨엔아이, OLED株 부진불구 PER 20배 책정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8.04.1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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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합병상장 추진 씨엔아이, OLED업종 주가 약세 속 공격적 밸류에이션 제시…"성장세 지속이 관건"

디스플레이 장비 회사 씨엔아이가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면서 PER(주가수익비율) 20배 수준의 기업가치를 책정했다. 최근 증시에서 관련업종의 주가가 부진, 회사 가치를 과도하게 평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씨엔아이는 아이비케이에스제6호스팩(IBKS제6호스팩)과 합병을 통한 코스닥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주관사는 IBK투자증권이다.



스팩상장 씨엔아이, OLED株 부진불구 PER 20배 책정


씨엔아이와 스팩의 합병비율은 1대 2.3215이다. 합병비율 기준 씨엔아이의 상장 뒤 기업가치는 447억원이다. 지난해 실적 기준 PER 약 20.3배다. 씨엔아이의 지난해 매출액은 155억원, 영업이익은 31억원, 순이익은 22억원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디스플레이 장비 업종의 PER가 대체로 10배 안팎에 머물러 있는 점을 감안하면 씨엔아이의 기업가치 책정은 공격적인 밸류에이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디스플레이 장비 산업은 전방산업의 투자 전략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는 업종은 아니다. 최근 증시에서 주요 디스플레이 기업의 목표주가는 대체로 PER 10~15배 사이에 형성되고 있다.



특히 최근 증시에서 디스플레이 장비 업종의 주가는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에스에프에이 (28,100원 ▼800 -2.77%), 주성엔지니어링 (32,750원 ▼600 -1.80%), AP시스템 (6,780원 ▼30 -0.44%), DMS (6,440원 ▼30 -0.46%) 등 주요 디스플레이 장비 회사의 현재 주가는 52주 신저가에 근접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등 주요 디스플레이 기업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 지연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씨엔아이는 주요 디스플레이 장비 기업과 생산능력, 수주 규모 등에서 차이가 나는 만큼 동일선상에서 직접적인 비교는 쉽지 않다. 최근 나타난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앞으로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씨엔아이는 올해부터 해외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면서 실적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중국 디스플레이 회사 EDO로부터 1016만달러 규모의 OLED 장비를 수주했다. EDO뿐 아니라 HKC, SINEVA 등 중국 회사에 대해서도 신규 수주를 위한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씨엔아이는 또 올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 고객사에 대한 OLED 장비 공급량이 지난해보다 약 3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통해 올해 매출액은 300억원 이상으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삼성과 LG 등 주요 디스플레이 기업의 OLED 투자가 지연되면서 최근 시장에서 OLED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줄어든 게 사실"이라며 "다만 씨엔아이는 최근 빠르게 성장한 회사라는 점에서 매력이 있는 만큼 앞으로 해외 시장 공략의 성과가 어떻게 나올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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