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대한항공 여객마케팅 전무(35) /사진제공=한진그룹
서울 강서경찰서는 17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발생한 폭행 의혹과 관련해 회의 참석자들의 진술을 청취한 결과, 조 전무가 회의 참석자들을 향해 음료를 뿌렸다는 진술이 확인됐다"며 "당사자인 조 전무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수사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조 전무는 최근 H 광고대행사와 회의를 하던 중 질문에 제때 답변하지 못한 A팀장을 향해 물컵을 던진 뒤 회의실에서 내쫓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 있던 사람은 총 8명으로 조 전무를 제외한 7명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참고인 조사 때 조 전무가 사람이 없는 곳으로 유리컵을 던졌다는 진술도 있고 테이블에 있는 유리컵을 손으로 밀쳤다는 진술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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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경찰은 "조 전무가 뿌린 물에 2명이 맞았는데 그 가운데 1명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조 전무가 A 팀장의 얼굴에 물을 뿌렸다면 '폭행'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폭행 혐의는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이 불가능하다.
만약 수사결과 조 전무가 물컵을 A 팀장 방향으로 던졌거나 A 팀장이 실제 맞았다고 드러나면 '특수폭행'이 적용될 수 있다. 특수폭행은 폭행과정에서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이 동반될 때 적용되는 혐의다. 조 전무가 A씨에게 던진 물컵이 '위험한 물건'으로 판단되면 조 전무의 혐의는 특수폭행이 되고 이 경우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처벌할 수 있다.
경찰은 조 전무의 '욕설녹음파일' 의혹에 대한 조사도 검토한다. 물컵 갑질 논란이 불거진 지 이틀만인 14일 한 인터넷 매체가 조 전무의 고성과 욕설이 담긴 음성파일이라며 해당 내용을 공개됐다.
4분21초 분량의 음성파일에서 조 전무로 의심되는 인물은 누군가에게 “누가 몰라? 사람 없는 거?”, “어?”, “누가 모르냐고 사람 없는 거!”, “아이씨 이사람 뭐야!”, “근데 뭐!”, “됐어!” 등의 고성을 낸다. 이 인물은 “에이 XX 찍어준 건 뭐야, 그러면?”이라고 욕설도 한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은 업무상 지위를 악용한 갑질을 심각한 사안으로 보고 앞으로도 유사한 사례에 대해서는 엄중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