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블루홀은 지난해 개별기준 자기자본이 -41억원으로, 2016년에 이어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수년째 적자가 누적되면서 미처분이익잉여금이 -1295억원 규모로 커졌기 때문이다.
블루홀의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현재(2017년말)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만큼 IPO(기업공개)를 통한 주식시장이나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장외주식시장) 진입은 어려운 상황이다. 회사측도 당분간 상장 계획을 잡지 않고 있다.
직원이나 소액주주는 안전한 제도권 시장에서 주식을 매매하고 싶어도 사실상 사설장외사이트를 이용하거나 개인거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상장하며 임직원에게 막대한 부를 안겨준 게임회사 펄어비스와 대조적이다. 주식시장이나 K-OTC의 경우 양도세 면제 혜택이 있지만 장외 개인 거래는 20%안팎의 세금을 내야 한다. 이 때문에 블루홀과 자회사의 일부 직원과 투자자 사이에선 회사의 불투명한 IPO 계획 등에 대해 불만이 나온다.
일각에선 블루홀의 가치에 대한 이견도 제기된다. 블루홀은 지난해 매출액 128억원, 영업손실 404억원, 순손실 151억원을 기록한 적자회사다. 블루홀 기업가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자회사 펍지의 경우 배틀그라운드 게임 판매 호조에 따라 지난해 순이익 460억원을 거두며 흑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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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홀이 펍지의 실적을 반영하지 못해 완전자본잠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최근 블루홀은 감사보고서와 무관하게 자회사 실적을 모두 포함하면 지난해 총 매출액 6665억원, 영업이익 2517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배틀그라운드의 인기가 뜨거운 만큼 당분간 블루홀의 실적 성장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게임회사 특성상 한 가지 인기게임의 수명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적정 밸류에이션을 논하는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블루홀은 올해부터 자회사 실적을 반영하면 자본잠식을 벗어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블루홀 관계자는 "펍지 등 자회사는 자산규모 등 기준에 따라 외부감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2017년 감사보고서에 종속회사가 아닌 관계회사로 인식해 연결실적으로 처리하지 않았다"며 "올해 실적부터 연결기준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자회사 실적을 반영하면 자본잠식을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루홀 최대주주는 장병규 이사회 의장으로, 20.6%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소액주주 지분율은 18.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