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증권업계 "삼성증권 사태, 있을 수 없는 일" …시장 불신 우려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18.04.0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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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證 112조 유령주사태]⑦"상식을 벗어나는 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내부 시스템 재점검

편집자주 배당금 대신 112조원규모의 주식을 배당한 사상 초유의 '유령주식 배당사태'. 착오로 배당된 300억원대의 주식을 시장가로 내다팔아 주가폭락 방아쇠를 당긴 이 회사 직원은 투자자들의 가이드가 돼야 할 애널리스트로 확인됐다. 고객 돈을 다루는 증권사 직원의 도덕적 해이와, 어처구니 없는 배당사고를 걸러내지 못한 거래시스템, 개인투자자의 불신을 사고 있는 공매도제도에 이르기까지 우리 증시의 후진성을 드러낸 이번 사건의 전모와 문제점을 짚어본다.

김도인 금감원 부위원장보가 8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열린 삼성증권 배당 처리문제와 관련 긴급회의에 참석하고 있다.김도인 금감원 부위원장보가 8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열린 삼성증권 배당 처리문제와 관련 긴급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삼성증권 (38,000원 ▲500 +1.33%) 사태에 대해 증권업계 내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상당수다.

자사주에 대한 주식배당과 현금배당이 시스템적으로 분리돼 있어 직원의 실수 자체에 의문이 있고 무엇보다 시스템적으로 주식의 전체 총수를 넘는 주식 발행과 거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개별 증권사 문제가 아닌 자본시장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8일 주요 증권사에 따르면 일반 주주가 아닌 자사주(우리사주조합)에 대해서는 회사 내에서 별도로 관리를 한다.



배당이 확정되면 자사주를 보유한 직원들에게 현금 배당 또는 주식 배당을 하는데 입력 창이나 시스템이 분리돼 있어 직원이 실수로 잘못 입력할 개연성에 대해서도 여러 주장이 제기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삼성증권 사태 이후 만일에 사태를 대비해 관련 부서에서 내부 시스템을 다시 점검했다"며 "여러 가능성을 생각해도 들어가는 코드나 경로가 달라 쉽지 않은데 어떻게 실수를 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설령 주식배당을 잘못 입력해도 총 주식 수보다 높은 숫자를 입력하면 시스템적으로 오류가 난다는 게 증권사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증권의 자사주 관련 시스템은 상식을 벗어난다"며 "보통 증권사들은 시스템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직원의 단순 실수가 아닌 전산적으로 큰 오류나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증권사들은 삼성증권 사태가 개별 증권사 문제가 아닌 증권사와 자본시장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벌어지지 말아야 할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금융당국이 빠른 시일 내에 모든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철저하게 전수조사를 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없애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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