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이익 올리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저배당 정책 고수하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2018.04.0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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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배당성향 2.6%로 KB(96%)·한국(83%)과 큰 차이…M&A 등 해외투자 위해 자본 확충에 주력

최대이익 올리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저배당 정책 고수하는 이유는?


지난해 업계 최대이익을 올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저배당 정책을 고수하면서 자본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그룹사의 투자여력 확대를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난해 배당성향(당기순이익에서 현금배당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6%로 2016년 2.4%보다 0.2%포인트(p) 오르는데 그쳤다.



지난해 순이익 1064억원 중 27억원(주당 2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저배당 정책에 따라 배당금을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3년(5.2%) △2014년(5.5%) 2015년(3.4%) △2016년(2.4%) 등 매년 낮은 배당성향을 유지했다.

이 같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배당성향은 대형 운용사 중 순이익 대부분을 배당하는 KB자산운용(96%), 한국투자신탁운용(83%), 한화자산운용(57%)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자기자본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측은 올해 말 자기자본이 1조5000억원에 달해 지난해 말(1조4000억원)보다 최대 1000억원, 7%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도 순이익에서 배당금과 내부적립금, 충당금 등을 뺀 이익잉여금이 이듬해 분기 결산 시 자기자본으로 계상되는데, 전년도 이익잉여금이 올 연말까지 1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저배당 정책을 고수했다. 이를 통해 자기자본이 2013년말 1조400억원에서 지난해 말까지 3600억원, 35% 늘었다.


이처럼 배당을 줄여 자본을 확충하는 것은 오너인 박 회장이 그룹사의 글로벌 투자확대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것과 관련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글로벌 운용사로 성장하려면 자본을 늘려 투자여력을 늘리는 게 시급하다는 박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대주주인 박 회장과 박 회장이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컨설팅이 각각 60%, 3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고위 관계자는 "해외에서 M&A(인수·합병) 등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IB(투자은행)들과 경쟁하려면 덩치를 키워야 한다"며 "배당보다는 자본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자산운용 지난 2월 인수 계약을 체결한 미국 ETF(상장지수펀드)운용사 글로벌엑스에 자기자본 2000억원 이상 투자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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