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길재욱 코스닥위원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호언장담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부응해 외국인과 기관 등 이른바 '큰 손'을 적극 유치하고 코스피의 2부 리그정도로 취급되는 코스닥을 보란듯이 키워내겠다는 포부였다. 코스닥 기업의 투자보고서 확대, 유망 코스닥 기업의 발굴 및 상장 추진, 코스닥 기업의 국내외 IR 지원 등 다양한 세부 육성 계획도 곁들여졌다.
그러나 이 같은 호언장담과 달리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은 지금껏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통합지수인 'KRX300' 개발이나 관련 펀드·선물 등 금융상품이 출시되는 데 그쳤을 뿐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코스닥 시장의 온도는 여전히 냉랭한 모습이다.
같은 기간 932까지 치솟았던 코스닥 지수는 830선 밑으로 떨어져, 외부 변수에 휘둘리는 고질적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백날 활성화 대책이 나와봤자 코스닥 시장의 근본 체력이 개선되지 않는 한 외부 변수가 터질 때마다 널뛰기 장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등 금융 선진국처럼 가치투자, 장기투자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보다 성숙한 투자 환경을 만드는 데 코스닥 활성화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셀트리온과 카카오가 코스닥을 떠난 걸 후회할 날은 쉽사리 오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