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순익 120조 '사상최대'…반도체의 힘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신아름 기자, 이태성 기자 2018.04.0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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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삼성전자+하이닉스, 코스피 순익 절반에 육박. 전방산업 부진했던 자동차 부품주는 울상

상장사 순익 120조 '사상최대'…반도체의 힘


상장사들이 지난해 순이익 120조원을 기록, 사상 최대실적을 써낸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슈퍼사이클(호황)에 올라탄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 SK하이닉스 (174,200원 ▼1,700 -0.97%) 실적이 워낙 좋았고 제조업과 금융업은 물론 코스닥에서도 어닝서프라이즈(깜작실적)가 쏟아졌다.

◇코스피 114.5조, 코스닥 4.9조 순이익 거둬= 3일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들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1823조112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9.96%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28.17% 늘어난 157조7421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40.12% 늘어난 114조5926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8.65%, 6.29%로 집계됐다.



코스닥도 실적개선 바람이 불었다. 매출액은 9.74% 증가한 170조1448억원이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1.86%, 3.44% 증가한 9조7727억원, 4조8992억원이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119조4918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거둔 셈인데, 실제 수치는 이보다 크다는 게 한국거래소 설명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분석은 12월 결산법인 533개 업체(분할합병, 결산기변경 등 제외)만 대상으로 했다"며 "6월 결산법인과 금융지주사-자회사 실적중복 문제로 집계에서 제외된 금융 상장사 45곳을 더하면 이익규모는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삼성전자+하이닉스, 코스피 순익 절반에 육박=금융권 상장사에서 발생한 21조6474억원의 순이익 중 25%만 반영해도 순이익이 125조원을 훌쩍 넘어선다. 이 같은 실적개선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2조186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고 SK하이닉스도 10조6422억원을 기록했다.

이들로 인해 IT(정보통신) 부품업체들의 낙수효과도 컸다. 반도체 후공정 업체 SFA반도체는 지난해 98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30% 성장률을 기록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29% 늘어난 420억원, 이오테크닉스는 120% 넘는 순익 증가율을 달성했다. 이 밖에 테스, 테라세미콘, 코리아써키트, 한솔테크닉스, KEC, 대덕GDS, 삼화콘덴서, DB하이텍 등의 실적도 양호했다.

반면 전방산업 부진으로 자동차 업체들은 눈물을 흘렸다. 현대자동차 순이익이 20% 감소했고 기아차는 64% 줄었다. 쌍용차는 658억원 적자를 냈다.


상장사 순익 120조 '사상최대'…반도체의 힘
◇전방산업 부진했던 車부품, 보험주 울상=이들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부품 기업가운데 적자로 전환한 기업도 수두룩하다. 화신은 지난해 3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고 세종공업과 평화산업, 한국프렌지공업도 적자로 돌아섰다. 에스엘, 유성기업, 현대모비스, 모토익, 새론오토모티브 등도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금융권에서도 괄목할만한 실적이 나왔는데 증시호황 바람을 탄 증권사들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증권사들의 영업이익은 2016년 1조2469억원에서 지난해 2조2115억원으로, 순이익은 1조233억원에서 1조7500억원으로 각각 77.4%, 71.0% 증가했다.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곳은 유안타증권으로 영업이익은 2016년 132억원에서 2017년 585억원으로 343.2% 늘었다. 한화투자증권은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SK증권과 DB금융투자도 이익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금융지주 8개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4.2%, 29.2% 증가했다. 금융지주사 중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KB금융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4조153억원을 기록, 139.4%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어 한국금융지주(80.8%), 하나금융지주(68.4%) 등이 뒤를 이었다.

금융에서는 유일하게 보험권만 순이익 감소세를 보였다. 보험업 순이익은 2016년 5조4325억원에서 지난해 5조2188억원으로 3.9% 감소했다. 보험업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삼성생명 순이익이 41.2%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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