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흥행실패 워너브라더스, 韓 진출 첫 영업적자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18.04.0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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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배급한 영화 '브이아이피' 흥행 실패 영향, 올해 영화 라인업 기대

'V.I.P' 흥행실패 워너브라더스, 韓 진출 첫 영업적자


워너브라더스코리아가 지난해 개봉한 영화 '브이아이피'(V.I.P)의 흥행실패로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워너브라더스코리아(이하 워너브라더스)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16억8400만원으로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969억4500만원으로 같은 기간 30.6% 감소했다.

워너브라더스가 영업손실을 기록한 건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1989년 설립된 워너브라더스는 미국 본사 영화를 가져와 각종 비용을 제한 뒤 로열티를 지급해왔기 때문에 영업손실을 보기 어려운 구조였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워너브라더스가 투자 배급한 영화 '브아아이피'의 흥행실패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6년 처음으로 투자한 한국영화 '밀정'의 성공 이후 두 번째 작품에서 '쓴맛'을 본 것이다.

지난해 8월 개봉한 '브아이이피'는 국정원과 CIA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 용의자가 된 사건을 다룬다. '신세계'의 박훈정 감독이 연출을 맡고 장동건, 김명민, 이종석, 박희순이 출연했다. 순 제작비는 약 65억원.



하지만 화려한 출연진에도 영화 개봉 이후 '여혐' 논란이 일면서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북한의 VIP가 연쇄살인마였다는 흥미로운 소재에도 불구하고 전국 관객 수 137만명으로 손익분기점(350만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영화업계는 워너브라더스의 올해 한국영화 성적에 주목한다. 워너브라더스가 올해 한국영화 투자배급사 못지 않게 기대작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서다. 김지운, 이정범, 이환경 등 스타 감독들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지운 감독의 '인랑'은 미래를 배경으로 반정부 테러 단체, 특수 경찰조직 특기대, 국가정보기관 공안부의 격돌을 그린다. 일본 오키우라 히로유키의 '인랑'을 원작으로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 등이 출연한다.


이정범 감독의 차기작 '악질경찰'은 악질경찰이 더 악질적인 세상에 대항하는 이야기다. 전작 '아저씨'와 같이 이 감독 특유의 소녀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선균이 주연을 맡았다.

'7번방의 선물'의 이환경 감독의 신작 '이웃사촌'은 예비 대선주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국가 비밀정보요원을 다룬다. 정우와 오달수가 호흡을 맞췄다. 박훈정 감독도 영화 '마녀'로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워너브라더스가 한국영화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영화계의 신선한 활력소가 되고 있다"며 "올해 '램페이지' '신비한동물사전2' 등 할리우드 영화 개봉도 예정하고 있어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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