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달 23일 한·미 FTA 개정협상 및 미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관세 면제 협상을 일괄타결한 직후 스스로 한 평가다. 미국에 자동차시장 일부를 양보했지만 연간 268만톤 철강 수출물량에 25% 관세를 면제받기로 했다. 관세율 53%를 적용하는 12개국에 이름이 올라갔던 점을 고려하면 ‘선방’이라는 할 만 했다.
그럼에도 주목해야 할 점은 우리가 이번 협상에서 ‘이익균형’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양측이 ‘윈-윈(win-win)’이라고 언급한 것은 분명한 시사점을 준다. 협상의 기본은 주고 받기다. 받기만하고 주지 않으려 하면 판은 깨지기 마련이다. 잃은 것이 더 많다는 비판도 있지만 이익균형은 상대적 개념이다. 사자와 맨몸으로 싸워 팔 하나를 다쳤다고 해서 패했다고 비난해야 할까. 한국은 세계 11위 경제국이지만 미국과 비교하면 사자와 맨몸의 사람만큼 격차가 크다.
통상당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일전(一戰)을 치렀고, 미국발 추가 공세는 다음 전투지 지난 전투의 연장전이 아니다. 지금은 상대 노림수에 걸린 ‘제 살 깍아먹기’식 다툼에서 벗어나 ‘신뢰’를 기반으로 전열을 가다듬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