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일수 감소…2월 수출물량 4개월 만에 하락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2018.03.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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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수출물량지수 전년比 0.9% 하락

인천 송도 신항의 컨테이너 터미널. (뉴스1 DB) 2017.10.1/사진=뉴스1  인천 송도 신항의 컨테이너 터미널. (뉴스1 DB) 2017.10.1/사진=뉴스1


지난달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의 수출 물량이 줄어들면서 수출물량지수가 4개월 만에 하락했다.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수출물량지수는 132.36(2010년 100기준)으로 전년동월대비 0.9% 하락했다.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한 이후 4개월 만에 내린 것이다.



2월 수출물량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등 일시적 요인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2월 조업일수는 지난해보다 2.5일 줄었다. 반면 지난해 설 연휴가 1월에 있었던 영향으로 1월 수출물량지수는 전년대비 14.8%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물량지수 하락엔 조업일수 영향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며 "1~2월을 단순 합산해 보면 월 평균 7% 정도인 만큼 수출이 나쁜 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전체 지수는 하락했지만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가 이끄는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 물량 증가세는 이어졌다.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물량은 D램(DRAM)등 집적회로, 컴퓨터기억장치(SSD)를 중심으로 전년대비 8.4% 늘었다.

그러나 수송장비(-16.8%), 정밀기기(-8.5%), 일반기계(-5.5%) 등 대부분의 품목이 하락했다. 조업일수 감소 효과에 더해 수송장비의 경우 최근 북미지역 중심 완성차 판매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2월 미국 수송장비 수출은 금액 기준으로 전년비 39.3% 줄었다.

수출금액지수는 16개월 연속 상승 기조를 이어갔다. 120.38로 전년동월대비 4.2% 상승했다. 수송장비(-15.6%) 등이 감소했지만 석탄 및 석유제품(15.3%), 제1차 금속제품(12.6%), 전기 및 전자기기(11.8%) 등이 올랐다.
/자료=한국은행/자료=한국은행
수입물량지수는 126.53, 수입금액지수는 117.99로 전년동월대비 각각 5.9%, 14.8% 상승했다. 모두 2016년 11월 이후 16개월 연속 전년동월대비 상승세를 유지했다.


광산품(9.0%), 일반기계(19.3%), 수송장비(11.2%), 정밀기기(7.4%) 등의 수입물량은 증가했다. 광산품은 원유를 중심으로 수입이 늘었고 일반기계는 반도체 호황에 따라 반도체 제조용 기계가 증가세를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제1차 금속제품(-17.7%)의 수입물량은 감소했다. 최근 중국이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완제품 제조가 줄어 중국산 철강 가격이 상승세인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산 철강 대비 중국산 철강의 가격 메리트(이점)가 사라지면서 국내 수입물량이 줄었다는 의미다.

수입금액은 제1차 금속제품(-3.2%)이 줄었지만 광산품(28.4%), 일반기계(22.9%), 석탄 및 석유제품(24.6%), 수송장비(18.4%) 등이 증가해 상승세를 이어갔다.

교역조건은 악화 흐름을 이어갔다. 수출상품 한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의미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7.53으로 전년동월대비 3.0% 하락했다. 시차적용 수출입물가지수(통관시점)에 따른 수입가격(8.4%)이 수출가격(5.1%)보다 더 크게 오른 영향이다.

순상품교역지수와 수출물량지수가 모두 하락하면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29.09로 전년동월대비 3.9% 하락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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